[친절한 쿡기자] “뭐? 류준열 결혼식?” 국회의원실이 ‘응팔’ 스포일러 하고 사과하는 촌극

[친절한 쿡기자] “뭐? 류준열 결혼식?” 국회의원실이 ‘응팔’ 스포일러 하고 사과하는 촌극

기사승인 2016-01-13 00:10: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더 불어버린 꼴이 됐습니다.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제작진 입장에선 맥이 빠지는 노릇입니다.

12일 복수의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응팔’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결혼식을 촬영했습니다. 다수의 목격담도 올라왔었죠. 공군회관은 삽시간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됐습니다.

관심은 과연 결혼식 주인공이 누구인지로 집중됐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성덕선(혜리)의 결혼식으로 추측하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응팔’이 덕선을 둘러싸고 김정환(류준열), 최택(박보검)의 삼각관계가 진행중이기 때문이죠. 누가 남편이 되는지 여부를 두고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습니다.

금주 종영을 앞두고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김광진 의원실은 이날 트위터에 “지금 공군회관에서 ‘응팔’의 류준열이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라면서 “상대가 누구인지는 리트윗수 1000이 넘으면 알려드리겠다”라고 적었습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스포일러(Spoiler·내용을 미리 밝히는 행위)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회의원이 스포일러나 하나’ ‘총선 준비나 잘해라’ ‘리트윗 때문에 별 걸 다 한다’ 등 항의가 빗발치자 김 의원실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김 의원실 측은 한 매체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직접 올린게 아니라 의원실 직원이 올린 것”이라며 “해킹은 아니다. 지금 바로 삭제했다”고 답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내 김 의원실 측은 “스포(일러)성 글을 올려서 죄송하다. 조금 전 답변은 두 배우가 모두 결혼식 장면을 촬영할 예정이기 때문에 결과는 본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사과했습니다. 국회의원이 스포일러로 사과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날 결혼식 촬영 주인공이 성보라(류혜영)와 선우(고경표)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 매체는 “당초 여주인공 덕선의 결혼식을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인공은 보라로 확인됐다”면서 “제작진의 철통 보완 속에 실내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폭발적인 인기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응팔’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입니다. 제작진은 이날 촬영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드라마 결말이기 때문이죠.

앞서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모를 권리를 지켜달라”면서 “방송되지 않은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는 것에 대해 법적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었습니다. 김광진 의원이나 매체가 제작진의 고충을 조금만 이해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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