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청년 실업률 역대 최고에 “파워볼 사러 미국에나 가야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청년 실업률 역대 최고에 “파워볼 사러 미국에나 가야지”

기사승인 2016-01-13 10:54: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파워볼’ 사러 미국에나 가야지”

13일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왜 갑자기 미국 로또복권을 언급했는지 몰랐는데 함께 언급한 기사를 보니 이해가 금방 됐습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습니다.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전에는 구직기간이 일주일만 되면 실업자로 분류했으나 1999년 6월부터는 구직기간을 4주로 확대해 적용하고 있죠.

청년 실업률은 성별로 봐도 남자(10.6%)와 여자(7.8%) 모두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 인구는 전년보다 8만명 늘었지만 취업자 수는 6만8000명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통계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새삼 놀라울 것도 없다는 표정입니다. 연예,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가 옛 말이 됐고,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도 포기했다는 5포세대, 꿈과 희망까지 포기했다는 7포세대를 넘어 포기할 것을 세는 것조차 힘들어 ‘N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향한 냉소와 자기 비하는 ‘파워볼’ 언급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멀티스테이트 복권협회는 파워볼의 1등 당첨금이 15억달러(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파워볼은 1∼69의 화이트볼 숫자 가운데 5개와 1∼26 중 레드볼 숫자 1개 등 모두 6개의 숫자가 일치해야 1등의 행운을 누릴 수 있습니다. 1등 당첨 확률은 2억9220만1338분의 1입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번 추첨하지만 지난해 11월 4일 이래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계속 이월돼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파워볼은 미국 44개 주와 수도 워싱턴, 푸에리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 등 준주 두 곳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만 구매해야 하며 다른 나라에서 인터넷이나 이메일 등 온라인을 통해 사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청년 실업을 탈출하려 미국에라도 가서 파워볼을 사야겠다는 글이 계속 씁쓸합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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