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유럽 한달] 06. 파리- 식비를 아끼는 노하우

[무작정 유럽 한달] 06. 파리- 식비를 아끼는 노하우

기사승인 2016-01-27 00:04:55

[쿠키뉴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유럽의 물가는 가혹합니다. 간단하게 먹는다고 해도 최소 10유로(약 13,000원)가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간단히 2~3끼는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이죠. 한식이라도 한 번 사먹을라 치면 20유로 가까이는 각오해야 합니다. 아~ 어떻게 하면 식비를 줄일 수 있을까요.

한식을 포기할 수 없는 경우라면 한식이 제공되는 한인 민박집을 숙소로 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한인 민박집에서는 아침과 저녁 식사를 한식으로 제공했는데요. 주인 아저씨께서 예전에 한식당을 운영하셨던 터라 미역국에서부터 닭볶음탕, 감자탕까지 한국에서보다 더 다양한 한식을 먹었답니다. 점심은 특별히 가고 싶은 식당이 없는 경우에 자체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자라면 가까이 해야 할 곳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바로 빵집(Boulangerie)과 슈퍼마켓인 까르푸(carrefour)입니다. 도시락이라고는 했지만 밥 대신 빵을 주식으로 먹습니다. 프랑스 빵은 맛있고 구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가격도 쌉니다. 95%의 프랑스 사람들이 매일 빵을 먹을 정도로 프랑스인에겐 빵이 소울푸드죠. 때문에 동네 어디를 가도 직접 빵을 구워 파는 빵집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자체 도시락을 만들어 볼까요? 먼저 빵집에 가서 빵을 삽니다. 아참, 프랑스를 대표하는 크로아상이 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는 버터가 들어가고 달콤한 것들도 모두 빵이라고 부르지만 프랑스에선 크로아상(Croissant)이나 패스트리(Pastries)는 비에누아즈리(Viennoiserie)라고 부릅니다. 빵(Pain)은 재료가 단순하며 달지 않고 식사 때 곁들여 먹는 것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프랑스에서 1초마다 320개가 팔린다는 바게트가 대표적이죠. 좀더 맛있는 바게트를 먹고 싶다면 바게트 트라디시옹(Baguette tradition)을 시도해 봐도 좋습니다. 오래 발효해 바삭거리고 더 고소한 맛이 납니다. 딱딱한 빵이 싫다면 브리오슈(brioche)라고 불리는 빵도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1유로면 2~3명이 먹을 빵을 살 수 있어요.

그 다음은 까르푸로 향합니다. 한 때 한국에도 있었던 대형 할인마트지만 파리 곳곳에 작은 매장들도 많습니다. 이곳에 가면 치즈나 햄을 파는 냉장고 쪽에 간편음식을 많이 팝니다. 코울슬로나 콘샐러드, 쿠스쿠스, 오이 샐러드 등이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됩니다. 과자나 음료, 요거트 등도 곁들이면 한 끼 점심으로 손색이 없답니다.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치즈들도 저렴하게 많이 팔기 때문에 시도해 봐도 좋습니다. 꽁떼(Comt?)치즈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면 관광지 인근에 까페와 블랑제리를 겸하고 있는 곳을 찾아갑니다. 물론 간단한 식사를 파는 노점상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조금 더 맛있는 식사를 위해서는 전문 블랑제리를 찾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블랑제리에서는 직접 구운 바게트에 신선한 재료가 들어간 다양한 샌드위치를 살 수 있는데요, 지금까지도 샤이요궁 앞에서 사서 에펠탑을 바라보며 먹은 연어 샌드위치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파리에는 빠리지엥 샌드위치라는 것도 있는데요. 바게트 안에 오로지 버터와 프랑스 햄인 장봉만 들어있는 단순한 스타일입니다. 샌드위치 가격은 보통 7~9유로 사이. 사이즈도 커서 여성 2명이서 나눠 먹을 수 있는 정도랍니다.

Tip1. 빵 때문에 살찌는 디저트의 천국 프랑스

달달한 비에누아즈리(Viennoiserie)는 아침식사로도 먹지만 디저트로도 손색이 없다. 쇼쏭 오 폼므(chausson aux pommes)라고 부르는 사과파이나 아몬드가 들어간 크로와상 오 자멍드(croissant aux amandes)등은 우리 입맛에도 딱 맞다. 마카롱(Macaron), 몽블랑(Mont blanc), 밀푀유(Mille feuille), 에클레르(?clair) 등은 국내에도 많이 소개됐지만 현지에서 먹는 맛은 또 다르다. 그 중 오페라(Opera)라고 불리는 초콜릿 케이크는 파리의 오페라 극장 근처의 빵집에서 만들기 시작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Tip2. 맥주 보단 사이더(cider)를!

하루 종일 밖을 쏘다니다 숙소로 돌아와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한 캔! 피로도 싹 날려주는 꿀맛 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선 맥주 대신 사이더를 시도해 보자. 우리나라에선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부르는 명칭이지만 외국에서는 사과 과즙을 발효해 만든 사과 와인을 말한다. 알코올 성분은 약하고 달달한 사과향에 청량한 탄산이 상큼해 기분이 좋아지는 술인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프랑스에선 시도르(Cidre Brut), 미국에선 하드 사이더(Hard Cider)라고 불린다.

글·사진 | 이선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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