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소두증 공포’ 일파만파… 메르스에 당했던 당국, 해외 감염 막는데 총력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두증 공포’ 일파만파… 메르스에 당했던 당국, 해외 감염 막는데 총력

기사승인 2016-01-29 10:37:56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소두증으로 옮겨붙은 분위기입니다. 브라질에서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 의심사례가 4000건을 넘어섰습니다.

브라질 보건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23일까지 4180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소두증 의심 사례로 보고된 신생아 68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고, 현재까지 12명이 소두증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두증은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가 옮기는 지카(zika) 바이러스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임신 초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습니다.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황열, 뎅기열, 일본뇌염과 같은 플라비바이러스 계열로, 감염되면 오열, 발진, 관절통, 안구충혈 등 가벼운 독감 증세를 보입니다. 대다수는 자연 완치되는데 소두증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는 가설이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포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남미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거나 낙태를 고려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각국 정부가 임신을 피하라고 권고하면서 많은 중남미 여성들이 아예 출산을 포기하거나 불법 낙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할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달 1일 비상위원회를 소집해 소두증 관련 ‘국제 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큰 위험이 아니었지만 위협적으로 돌변했다”면서 “특히 소두증 신생아의 출산이 증가하면 가족이나 사회가 큰 상처를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WHO는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을 국제 비상사태로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우리 정부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전문가 회의를 열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카바이러스를 제4군 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지카바이러스는 현재는 법정감염병이 아니어서 의료기관의 의무 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의료기관은 신고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파 매개가 되는 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시기인 만큼 당장은 숲모기로 인한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해외 감염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공항과 출국 비행기 내 안내방송 등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 숲모기’를 통해서도 전파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체수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기는 하지만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이 감염자를 문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검진 시약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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