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인간은 쿠폰과 세일 광고 앞에서 변심하는 존재다. 이성과 합리주의라는 계산기를 두드려놓고도 결정의 순간 뜻밖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나 경제학자의 경우도 예외는 없었다. 지난 1970년 어느 날 저자 리처드 탈러는 의문을 갖는다. 왜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선택을 할까. 저자는 ‘잘못된 행동’을 리스트로 만들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이성과 비이성이 뒤얽힌 인간의 특성에 주목해 ‘행동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발전시켜 나갔다.
“포커 게임을 관찰하는 동안 나는 심리 계좌에 의한 또 다른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에서 돈을 따고 있는 경우 사람들은 딴 돈을 ‘실제의 돈’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돈을 따고 있을 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돈이 아니라 카지노의 돈으로 베팅을 하는 셈이다. 저녁 초장에 돈을 좀 딴 (아마추어) 도박꾼들을 살펴보면, 내가 말하는 ‘두 주머니’ 심리 계좌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300달러로 시작을 했다가 금방 200달러를 딴 사람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는 분명히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는 300달러는 한쪽 주머니에 집어넣고, 나머지 200달러에 해당하는 칩들은 다른 주머니에 넣어둘 것이다.(혹은 베팅을 위해 테이블 위에 올려둘 것이다) 이런 ‘하우스 머니’에는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돈은 대체 가능한 수단이라는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두 호주머니 속의 돈은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p.149)
저자는 전작 ‘넛지’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을 통해 인간의 만족감을 높이면서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 경제학만의 기발한 해법을 내놓았다. 경제학의 중심에 이성적 ‘이콘’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진짜 ‘인간’을 놓았을 때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리처드 탈러 지음 /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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