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지난 1967년 마틴 루터 킹은 우주의 상호연결성에 대해 연설했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마치기도 전에 지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남미의 누군가가 따라준 커피고, 초콜릿은 서아프리카의 누군가가 건네준 초콜릿이다. 마틴 루터 킹은 우리의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평화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더 복잡하고 유동적으로 변했다. 세계는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졌지만, 먹거리는 더 먼 곳에서 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항구로 들어온 수입식품 화물은 2002년 600만개에서 2012년 2400만개로 늘어났다. 현재 미국은 수산물의 86%, 과일의 50%를 수입한다.
“중국으로 오기 전 뉴어크 공항에서 찍은 미닛메이드 사과 주스 병 사진을 내민다. 주스 병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미국,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칠레, 중국, 독일, 터키산 사과 과즙 농축액 함유’ 그렇다. 내가 마신 사과 주스 한 병에 네 대륙에서 생산된 농축액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원산지 표시는 어떻게 보면 ‘저희도 모릅니다’라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p.318)
세계화된 옷장을 탐구한 베스트셀러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의 저자 켈시 티머먼은 신작 ‘식탁 위의 세상’에서 ‘나는 어디에서 먹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식탁 위의 세상’은 음식이라는 렌즈로 들여다 본 세상의 이면에 대한 기록이자 네 대륙의 농부-노동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담은 탐사 르포다. 또 ‘성장 아니면 죽음’을 신조로 삼던 아버지의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사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가 값싼 바나나와 예쁜 토마토를 먹을 수 있게 된 사연부터 음식 때문에 병들고, 죽고, 굶주리는 사람들의 삶까지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진실을 채집해 지금 세상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켈시 티머먼 지음 / 문희경 옮김 / 부키 /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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