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때리고 무시하고 차별하고” 돈 좀 만진 기업 오너들, 눈만 뜨면 갑(甲)질

[봉기자의 호시탐탐] “때리고 무시하고 차별하고” 돈 좀 만진 기업 오너들, 눈만 뜨면 갑(甲)질

기사승인 2016-04-20 06: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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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오늘은 이 사회의 썩은 갑들 얘깁니다. 한 마디로, “너 그렇게 살지 마”인데요. 식품업계에서 몽고식품 회장 사건이 불거진 지 불과 몇 달 만에, 또 유사한 갑 질 폭행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피자집 회장의 경비원 폭행 건인데요. 돈도 많고 명예도 가진 분들이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오늘 한 번 그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아마 많은 분들이 여러 식품업체가 폭행과 성차별 등 사회적인 문제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실 텐데요. 운전기사, 경비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갑 질을 일삼는 오너가 있기도 하고요. 또 결혼한 여성의 퇴사를 강요하는 기업문화까지 지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비난도 거센 상황이죠. 그리고 특히 식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를 선택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관련 회사들 상품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봉기자, 먼저 이번에 구설수에 오른 미스터피자 경비원 폭행 사건부터 살펴볼게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일단 미스터피자는 브랜드고요. 그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는 MPK그룹입니다. 그리고 그 MPK그룹의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 황 모 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는데요. 정 회장은 이날 회사 내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고, 밤 10시 30분쯤 건물 밖으로 나오려 했지만 해당 건물 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직원 황 씨가 출입문을 이미 닫은 상태였다는 거죠. 밤 10시가 되면 건물 안에 사람이 있어도 정문을 닫는 게 근무 원칙이기 때문인데요. 물론 그 사실을 안 경비원 황 씨는 바로 문을 열어주었지만, 정 회장은 화를 내며 그를 폭행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회장인 자신이 밖으로 나가기 전에 문을 잠갔다는 이유로 폭행이라.. 정말 단순한 이유네요. 문이 잠겼으면 그냥 다시 열어주면 되는 거잖아요. 왜 거기서 폭행을 해야 했는지 그 의중이 궁금한데요. 정우현 회장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일단 폭행 혐의를 인정하긴 했나요?

조규봉 기자▶ 그럴 리가요. 정 회장측은 언쟁과 승강이가 있었고, 어깨를 잡아끌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얼굴을 때리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순 몸싸움 수준일 뿐이라는 거죠. 하지만 정확한 증거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사람의 눈만큼이나 많은 CCTV가 있잖아요. 거기에 폭행 사실이 다 찍혀있었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야말로 CCTV에 딱 걸린 MPK그룹 정우현 회장. 발뺌하다가 폭행 혐의가 인정되자,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했나요?

조규봉 기자▶ 일단 미스터피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정우현 회장은 사과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과를 해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람의 사과였거든요. 제가 사과문 내용은 그대로 한 번 읽어드릴게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의 불찰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분께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번 일의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합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정우현’
이게 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대체 그게 누구한테 보내는 사과문인가요?

조규봉 기자▶ 받는 사람도 없고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언급도 하나도 없습니다. 사과문에는 ‘피해를 입은 분께’, ‘그리고 많은 분께’라고 이야기하는데요. 그 대상이 폭행을 당한 경비원 황 씨 인건지, 아니면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을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인지, 그것도 아니면 미스터피자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인지 알 수가 없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게요. 사실 제대로 사과를 하려면 진심을 담아 수 십장을 써도 모자랄 수도 있잖아요. 만약 정회장이 조금 더 진심을 담아 써주었더라면 뺨 맞은 경비원의 자존감도 회복될 수 있고, 또 갑 질의 이런 행동에 기분 상한 국민의 화를 조금이나마 누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조규봉 기자▶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죠. 그리고 사실 사과의 대상을 애매하게 표현했다는 건, 사과하는 마음의 깊이도 그리 깊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가해자가 진심을 담지 않은 인위적인 사과문을 들이대면 피해자의 자존감은 회복되지 않고, 국민들의 분노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봉기자, 이제 그 의중을 파헤쳐 보죠. 대체 정우현 회장은 왜 이렇게 간단한 사과문을 올렸을까요?

조규봉 기자▶ 정 회장의 사과문을 보면, 무엇을 사과하는지, 또 누구에게 어떤 심려를 끼쳤다는 것인지 전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결국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하나도 언급하지 않은 거죠. 자신의 부끄러움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는 것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진심어린 사과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번 폭행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죠. 바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인데요.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문제가 커지자, 가맹점주들이 정회장 대신 머리 숙여 사과했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40여명이 MPK그룹 본사 앞에서 정우현 회장의 갑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요. 사과할 줄 모르는 정우현 회장을 대신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호소했습니다. 불매운동 확산으로 인한 가맹점들의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맞아요. 물론 정 회장의 폭행사건은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또 제2의 피해자잖아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다들 운영에 있어 힘겨워 하는 상황에서, 그룹 회장이 그들에게 도움은 못 줄망정 되레 브랜드 이미지만 실추시켰으니까요.

조규봉 기자▶ 네. 또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미스터피자의 부당한 횡포로 고통 받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본사와 체결한 상생협약이 파기되다시피 한 문제 등 그동안 있었던 정 회장의 갑 질이 이번 기회로 드러난 것 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너무하네요. 봉기자,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런 갑 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조규봉 기자▶ 그럼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국내 일부 기업 오너들의 갑질 논란은 전에도 몇 차례에 걸쳐 발생했던 일입니다. 주요 건설사 중 한곳인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도 평소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내뱉은 것은 물론, 부당한 지시를 내려 파문이 확산되었고요. 작년에는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이 운전기사와 직원에게 욕설과 폭행 등을 일삼은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여러 피해자 중 한 운전기사는 중요 부위를 걷어차여 정신을 잃기도 했었다고 하죠.

김민희 아나운서▷ 맞아요. 그런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김 회장은 결국 대국민 사과를 하고, 또 회장직에서도 물러났죠?

조규봉 기자▶ 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몽고식품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고요. 일각에서는 친일기업 논란까지 제기됐습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김 전 회장을 사용자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타나는 갑 질 논란. 정말 부끄러운 일인데요. 이런 논란은 폭행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폭행만큼 무서운 게 바로 차별인데요. 최근, 주류를 공급하는 한 기업이 기혼여성 고용에 있어 차별을 한다고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에 지역 소주를 공급하는 금복주는 결혼을 앞둔 여성 직원에게 퇴직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금복주 창사 이래 기혼 여성이 근무한 적이 없다는 정책이 알려졌고요. 김동구 회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금복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저도 기혼여성이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기혼여성들의 사회생활은 제약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창사 이래 기혼여성이 근무한 적이 없다는 건 정말 충격인데요. 식품업체들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개발하고 만드는 회사인 만큼, 기업 이미지와 신뢰가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왜 식품업계는 이런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건지 모르겠어요. 오너의 한순간의 실수가 여러 직원들을 실업자 로 만들 수도 있는 건데. 갑들은 왜 그걸 모르는 걸까요?

조규봉 기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속을 다 알 수는 없겠죠.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더라도 일단 재계의 회장. 그리고 2세나 3세들은 평소 겉으로 소탈해보여도, 속으로는 직원 및 지인 등을 깔보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한 기업의 오너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다면 이런 갑 질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고치는 것 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겠네요.

조규봉 기자▶ 뭐, 근본적으로는 그렇죠. 하지만 그렇게 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오너이고 갑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니까요. 다만 기업의 회장들은 그 기업의 수익이 소비자들로부터 나오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갑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은 더 무섭습니다. 소비자들은 부도덕함이 극에 달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민폐를 끼치는 기업은 아예 문을 닫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말을 기억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 경영을 해나가는 태도가 필요하겠죠.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폭행이나 차별과 같은 갑 질 논란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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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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