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국왕 친필 현판 전시회,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서

조선 국왕 친필 현판 전시회,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서

기사승인 2016-05-03 16:15:59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최종덕)은 조선 시대 국왕의 친필이 담긴 현판을 선보이는 전시회 ‘어필(御筆) 현판, 나무에 새긴 임금님의 큰 글씨’를 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14대 국왕 선조, 제16대 인조, 제19대 숙종, 제21대 영조, 제22대 정조, 제23대 순조, 제24대 헌종, 제25대 철종, 제26대 고종 등 아홉 임금의 친필을 새겨 만든 현판 15점이 공개된다.

국왕의 친필로 만든 현판에는 대개 ‘어필(御筆)’이라고 새겨 넣어 누구든 그것이 국왕의 글씨임을 알게 했고, 어필을 보호하기 위해 현판에 문을 달거나 비단으로 씌우기도 하였다.

조선 왕실에는 서예 실력이 뛰어난 왕들이 여럿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파병을 온 명나라 장수는 선조의 글씨를 요청했다고 하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창덕궁 후원 영화당(暎花堂)에 걸었던 ‘간취천심수’(看取淺深愁) 현판을 통해 선조의 유려한 필체를 확인할 수 있다.

영조는 많은 어필 현판을 제작하게 하고 현판의 형태와 제작 방식에까지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어필 현판이 통치자로서 국왕의 권력과 존재감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상징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조 어필 ‘건구고궁’(乾九古宮) 현판은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살았던 창의궁(彰義宮) 양성헌(養性軒)에 걸었던 것이다.

문호재청은 이번 전시는 조선 국왕의 어필 현판이라는 특색있는 소재를 통해 통치자라는 통상적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조선 시대 군주들의 예술가적 잠재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국왕의 권위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했던 어필 현판의 상징적 기능을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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