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우리는 한반도에 울려 퍼진 수많은 외침들을 기억한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가슴에 품은 태극기를 꺼내며 외친 ‘대한 독립 만세’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외친 ‘독재 타도’, ‘유신 철폐’에 이르기까지 침묵하는 다수의 틈에서도 용감하게 목소리를 낸 이들이 존재했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세상을 바꾸려 했던 이들 중 상당수가 10~20대 초반의 청소년들이었다.
“모든 책상과 의자들을 굽어보는 위치에 커다란 히틀러 사진이 걸려 있었다. 우리가 거기 있는 걸 안다는 듯 그의 눈이 차갑게 우리를 주시했다. 우리는 벽에 박힌 못에서 액자를 떼어 내 책상 위에다 박살을 냄으로써 히틀러를 해방시켜 주었다. 사방으로 유리 조각이 튀었다. 우리는 초상을 마룻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그의 얼굴 위에서 차례로 춤을 추었다. 그런 다음 모든 설계도와 영수증과 명함을 한 더미로 쌓아 올린 뒤, 케이크 위에 체리를 올리듯 히틀러의 잔여물로 그 위를 장식했다. (p.59)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덴마크 점령에 분노해 그들만의 저항을 시작한 십대 소년들에 대한 책이다. 역사 속 청소년의 사회참여를 꾸준히 재조명해 온 저자는 덴마크 여행 중 레지스탕스 박물관의 ‘처칠 클럽’이라는 특별 전시를 관람한다. 그곳에서 골리앗 같은 히틀러에 맞서 표지판을 망가뜨리고 차를 불태우고 무기를 훔치며 덴마크 저항운동의 불꽃을 피웠던 용감한 소년들을 알게 된 저자는 많은 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한 이야기로 재구성해냈다.
필립 후즈 지음 / 박여영 옮김 / 용혜인 감수 / 돌베개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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