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⑥] 물을 다스리는 자가 커피를 지배한다

[최우성의 커피소통⑥] 물을 다스리는 자가 커피를 지배한다

기사승인 2016-07-07 09:22:01

커피를 맛있게 볶았으면 그 다음에는 좋은 향미를 추출하여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일만 남았다. 어떻게 해야 맛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물에 달려있다. 커피 속에 있는 성분들이 물을 통해서 나오도록 만든 것들이 커피도구들이다. 커피는 볶은 상태 그대로 먹거나 가루를 내서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그렇게 먹겠는가? 물로 성분을 추출해서 마시는 것이 가장 맛있는 방법임을 1500년의 역사를 통해서 인류는 체험으로 습득했다.

커피는 음료이다.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물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 물이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물이 중요하다. 커피원두의 성분 중에서 물에 녹아 나오는 가용성물질은 대략 27퍼센트이다. 나머지 73퍼센트는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이다. 커피를 물로 추출할 때에 성분들이 너무 쉽고 빠르게 빠져나와도 안 되고, 너무 늦게 조금만 녹아 나와도 안 된다. 대략 18~22퍼센트의 성분이 녹아나오면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된다.

제대로 된 커피추출을 위해서는 물의 성분이 중요하다. 물의 종류 중에는 광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경수(硬水)와 그렇지 않은 연수(軟水)가 있다. 경수는 미네랄성분이 커피의 추출을 방해한다. 연수는 커피를 추출하기에 가장 좋은 물이다. 우리나라는 수돗물이 대표적인 연수이기 때문에 핸드드립 커피의 경우 수돗물을 받아서 커피를 추출하면 좋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경우, 수돗물에 포함되어있는 각종 성분들이 머신내부에 쌓이는 관계로 기계를 오래 사용하려면, 값이 비싸도 반드시 좋은 정수기필터를 연결해서 사용해야 한다. 

물을 잘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지배한다는 중국의 고사(古史)가 있다. 요순시절에 치수공사에 전념해서 마침내 물을 다스린 ‘우’라는 사람이 중국 고대왕조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말은 커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커피시장을 다스린다.” 오늘날 커피시장에서 콜드브루(Cold Brew) 커피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콜드부르 커피는 말 그대로 찬물로 내린 커피이다. 한국야쿠르트가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 ‘찰스 바빈스키’와 손을 잡고 출시한 더치커피가 배달전용 상품이지만 하루 평균 10만개가 팔린다고 하니 물을 다스리는 자가 세상을 다스린다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가?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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