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이 세계곤충엑스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엑스포 입장권을 할당, 판매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의 입장권 판매 계획에 따라 60만장의 입장권 중 40만장이 각 공무원들에게 할당이 됐고, 이 할당된 입장권을 예천군 관변단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입장권 가격은 성인기준 1만원이다.
23일 예천군 관계자와 관변단체, 일부 군민들에 따르면 군에서 엑스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서 엑스포 입장권을 사달라는 청탁을 했다. 이들은 군과 이권이 다양하게 얽히고 섥혀 있는 상태에서 입장권을 적게는 100장에서 많게는 500장까지 구매를 했다.
예천군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A씨는 쿠키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500매를 구입해서 고객들에게 나눠줬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엑스포 관계 공무원들은 입장권 할당 논란에 대해 "할당이 아니라 일종의 판매 계획이었다"며 "관변단체에 입장권을 떠넘기기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할당과 강매였다고 주장했던 취재원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취재시점으로부터 일주일전 할당과 강매를 강하게 주장했던 그들이다. 하지만 22일 오후 전화 넘어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10번 넘게 한 전화에서 겨우 받아 전해들은 말은 말 바꾸기 뿐이었다. 처음에는 할당 판매로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그들이 묵묵부답인 까닭은 군 공무원들의 입단속 때문이었다.
이와 밀접하게 관계된 예천 시민 B씨는 "예천군 공무원들이 지난 2월부터 관변단체와 대형음식점, 대형할인마트에 강매를 했고, 그로 인해 불만이 하나씩 터져나왔다"라며 "군의 입단속 때문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금세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입단속 같은 것도 없었고, 이 일과 관련해 군에서 자체 감사를 벌인다는 것도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예천군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세계곤충엑스포는 오는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17일간 예천군 공설운동장과 곤충생태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예천군은 "엑스포가 전시와 축제, 이벤트가 함께 어우러지는 에코-에듀테인먼트(ECO-EDUTAINMENT)를 지향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즐길거리를 통해 곤충세계의 신비로움과 미래 곤충산업의 비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천군의 홍보와 달리 세계곤충엑스포에는 외국 곤충 참가업체들은 단 하나도 없다. 곤충 관련 식품이 고작이다. 제보자들은 사라졌지만, 인기 없는 엑스포의 입장권을 할당해서 강매한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