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간의 삶은 긴 여정에 비유된다. 진실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임무를 발견하고 실천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들은 자신의 생각보다 타인의 평가와 기준에 얽매여 그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외부의 지식과 정보를 과도하게 수용하는 데서 현대인의 불행이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대신 자신의 심연으로 들어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라고 역설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답을 나와 상관없는 과거의 성인이나 철학자들이 남긴 이야기에 의지해 찾으려 한다. 그러나 위대한 사상가들의 글과 그들의 사상을 숭배하는 학파의 이론, 창시자를 신격화한 종교의 교리 속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길은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심연 속에서 반짝이는 별을 발견해내는 것, 그것이 곧 내가 추구해야 할 무언가를 찾아내는 일이다.” (‘자립, 당신 자신과 무관한 그 어떤 것도 추구하지 마십시오’ 중에서)
‘심연’은 생각, 인내, 침묵, 단절, 사유 등 28개의 짧은 아포리즘을 통해 인간의 삶을 깊게 통찰하는 책이다. 저자인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는 하루 10분간 짧고 깊은 생각을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고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나다운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저자는 고독, 관조, 자각, 용기라는 자기 성찰의 4단계를 제시한다.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17,000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