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케미칼 L하우스, 세계 첫 4가 세포배양백신 출시 앞둬

[르포] SK케미칼 L하우스, 세계 첫 4가 세포배양백신 출시 앞둬

기사승인 2016-08-12 10:48:51

SK케미칼 이홍균 공장장 “유정란 백신보다, 생산기간 단축”

“노바티스도 생산성이 떨어져 포기했던 세포배양백신 제조를 우리는 해냈습니다.”

SK케미칼 L하우스의 이홍균 공장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SK케미칼의 백신 생산 기지 ‘L하우스’는 대지면적 6만3000㎡ 규모로 세계 수준의 설비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 9일 방문한 L하우스 내 원액생산공장에서는 세포배양백신 독감이 생산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은 유정란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유정란 백신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유정란 백신은 닭의 유정란에 바이러스를 접종해 배양한 뒤 이를 다시 분리해 독감백신으로 제조하는 방식이다. 반면 세포배양 백신은 유정란 없이 배양탱크에서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에서 접종까지 기간이 유정란 백신보다 약 2~3배 빠르다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홍균 L하우스 공장장은 “유정란 백신과 달리 세포배양 백신은 제조가 쉽지만은 않다. 다른 제약사가 이 방식으로 백신을 도전했지만 세포가 자라는 속도가 늦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며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은 세포배양백신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백신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지난 2008년부터 2008년부터 백신 사업 인프라 구축과 R&D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왔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지난해 세포배양 3가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출시, 첫해 판매량 360만 도즈를 돌파했다. 

올해는 스카이셀플루 4가를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게 된다.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다. L하우스에서는 지난 6월부터 올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해외에서 수입해 세포배양 방식으로 제조, 독감백신 생산분인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의 생산을 마쳤다. 스카이셀플루 4가는 현재 진행중인 식품의약안전처의 국가검정 과정이 완료되면 이달 중 정식 출시돼 전국 병·의원에 유통될 예정이다. 

기존 3가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된 4가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야마가타·빅토리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다만 9월부터 독감 유행 시즌이 되면, 어떤 바이러스가 대유행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세포배양백신은 ‘펜데믹’(Pendemic·대유행) 상태일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홍균 공장장은 “유정란 백신과 달리 세포주를 녹여서 종을 배양하는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기 때문에 전염병이 유행하는 위기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액공장 내부는 철저한 오염에 대비해야 한다. 생산성이 높은 백신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무균 생산 시스템이다. 기자는 공장 내부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 번에 거쳐 멸균복을 착장했다. 공장 내부에 청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공기 순환을 돕는 통풍 시스템도 2m 마다 설치돼 있었다.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설비를 1회용 백으로 대체하는 ‘싱글유즈시스템(Single Use System)’을 적용, 오염의 가능성을 줄였고 세척 및 멸균과정도 최소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독감 백신 뿐 아니라 다양한 백신들이 앞으로 이 공장에서 출하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대상포진,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백신 등 아직 국내에서 개발되지 못한 백신군도 개발이 한창이다. 글로벌 기업 사노피 파스퇴르와 함께 ‘차세대 폐렴구균백신’을 공동으로 연구개발 중에 있다. 이홍균 공장장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 기술의 다양한 백신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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