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학생인권 정책 추진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등 ‘제도’에 앞서 ‘문화’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이 교육감은 30일 오후 청소년 문화공간 ‘놀래올래’에서 열린 ‘우리의 인권을 말하다’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도내 고등학교 학생회장단이 참석한 이번 간담회에서 이 교육감은 학생인권 실현 방향에 대해 “법과 제도를 바꾼다고 인권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아이들을 ‘교복입은 시민’으로 대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하는 학생과 교사간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학생인권과 교권이 나뉘는 교칙의 경계선이 있다”며 “학교구성원들이 소통해 경계선을 합의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육감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문·예·체 동아리와 주제탐구 등을 활성화해 인간 본연의 존엄적 가치와 윤리를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교문지도·선도 ▲학생인권·교권충돌 ▲CCTV설치 ▲야간자율학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이 이뤄졌다.
표선고 손웅건 회장은 ‘교문지도·선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며 “학생들끼리 의사소통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어울리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 학교를 만드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주중앙고 김동규 회장은 “교문지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봐선 안된다. 학생을 옳고 바르게 인도하는 긍정적 역할이 있다”고 반론을 폈다.
신성여고 문성원 회장은 “교사, 학생들이 참여하는 허그데이를 정기적으로 실천하면서 문화를 바꾸려 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남녕고 김정찬 회장과 제주제일고 최민혁 부회장은 교문지도 대신, ‘아침인사’로 학생들을 맞는다며 최근 달라진 학교의 변화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주중앙여고 양선아 회장은 학생·교사 인권충돌문제에 대해 “학생과 교사가 서로 입장을 바꿔 이해하는 ‘인권축제’로 소통의 장을 넓히면 어떨까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서 이 교육감은 “합의의 경험이 쌓이면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학교의 전통과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회장단에서 이러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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