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불안해요” 지진 트라우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자꾸 불안해요” 지진 트라우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기사승인 2016-10-05 17:51:20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최근 경상북도 경주시에서는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나 전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문제는 그 이후도 400여차례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해 경주뿐만 아니라 그 일대의 주변 지역 사람들까지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심리적인 불안감뿐 아니라 신체적인 불편함까지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부곡병원, 경북 정신건강증진센터, 경주 정신건강증진센터는 함께 협력해 ‘경주 현장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경주 심리지원단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진원지인 내남면을 시작으로 경주시 23개 읍면동을 찾아가 1차적으로 심리지원을 제공했다. 해당 지원단에 참여하고 있는 서상수 국립부곡병원 정신건강사업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지진트라우마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 과장은 “트라우마는 본인 또는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의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하는 것으로, 지진트라우마는 지진으로 인해 지면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격적이고 사람들의 공포심을 쉽게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급성스트레스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 가능한 증상이다. 시기별로 보면 보통은 지진트라우마 증상이 3일 이상 되면 급성스트레스 장애로 보고,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본다. 트라우마로 인한 급성스트레스 장애는 정상적인 반응이라 보통 자연스럽게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과 관련해 서 과장은 “지나가는 차소리나 심한 바람소리 등 작은 일에도 쉽게 놀라거나, 지진과 관련된 반복적인 생각과 기억이 떠오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노년층의 어르신들이나 학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한 경우에는 불면이 지속되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대인관계를 꺼리게 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나아가 두통이나 복통 등 설명하기 힘든 신체적 통증을 경험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주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최재순 건강증진과장은 “증상이 심하신 분들은 신체적으로도 증상이 나타나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정상군이 많은 편이다”며, “사람들이 ‘혹시 나만 불안해하는 건가’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심리가 누구나 올 수 있는 증상이라고 알려드리면 그것만으로도 불안해하던 게 좀 사라지신다”고 말했다.

특히 서 과장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이후에 보일 수 있는 증상들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증상이 아주 심하고 괴로운 경우라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보통은 회복하게 된다”며, “따라서 가능한 한 일상적인 일은 계속하는 게 좋고, 건강한 생활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힘든 감정은 억지로 누르려고 하지 말고 가까운 분들하고 나누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경주 현장심리지원단은 급성스트레스 장애 선별검사, 심리교육, 안정화 요법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민들 스스로 돌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급성스트레스 장애 선별검사를 통해 선별된 고위험군은 현장심리지원단과 연계된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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