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연진기자] '벼랑 끝' 건설업계,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환상 깨야

[현장에서/이연진기자] '벼랑 끝' 건설업계,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환상 깨야

기사승인 2017-01-06 06: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연초부터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지만, 올해도 국내 건설사들은 여념 없이 신규 아파트 분양 채비에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은 올해 전국에서 20만가구가 넘는 물량을 분양할 계획이다. 64개 국내 건설사는 올해 21만7726가구를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해외부실로 몸살을 앓던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지난 2~3년간 100만가구가 넘는 주택을 분양했다. 

2015년 52만 가구를 분양해 역대 최대 분양실적을 기록했고, 지난해도 46만 가구를 분양해 폭발적인 물량을 시장에 쏟아냈다. 

건설사들은 해외건설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때마침 찾아온 국내 주택호황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동안 묵혀놨던 사업 지를 전부 꺼내고 여기에 새사업 지까지 마련해 '물들어 올 때 노젓는다'는 심정으로 앞 다퉈 분양물량을 늘렸다.

하지만 올 들어 건설사들은 분양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청약 규제를 담은 11.3 부동산 대책 후 부동산 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국내 주택사업에만 치중해 있던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앞으로 분양해야 할 물량이 산적해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 팔지 못 할까하는 두려움으로 선뜻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고, 미달 단지도 속출 중이다. 국내 건설 수주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주택 사업에만 의존했던 건설사들은 건설경기가 침체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결국 부동산 경기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국내 분양 말고는 수익을 창출할 만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사들이 이런 위기를 실감하듯 정유년 새해 대형 건설사 수장들은 신년 경영 키워드로 '신성장동력 확보' '위기관리' 등을 꼽았다. 

이제 국내 건설시장도 황금알을 낳았던 주택시장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위기관리에 힘 써야 할 때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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