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7년?…법원 판결 말도 안돼”

[영상]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7년?…법원 판결 말도 안돼”

기사승인 2017-01-06 15:31:22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임·직원들이 6일 유죄 선고받은 가운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반발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출입구 앞에서 “검찰은 신현우(69)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은 절반도 안 되는 형을 선고했다”며 “국민은 가습기 살균제 가해자들이 무기징역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외국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존 리(49) 전 옥시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귀를 의심했다. 어처구니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황정화 변호사는 “옥시는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법원은 한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형량을 결정했다”며 “검찰이 옥시 측 외국인 임·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추가 수사 필요성도 언급됐다. 황 변호사는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에 필요한 독성 물질을 옥시에 제공했다”며 “검찰은 SK케미칼 역시 조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 가습기 살균제 제품 중 유해성이 인정된 것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뿐”이라며 “SK케미칼이 제공한 독성 원료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이용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회사를 추가 기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14)군은 호흡 보조기가 부착된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찾았다. 임군의 어머니 권미애(41)씨는 “성준이는 평생 산소통을 달고 살아야 할지 모르는데 (신 전 대표는) 고작 징역 7년의 죗값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연대 최승운 대표는 재판부가 옥시 측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최 대표는 “피해자들이 옥시가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를 쓴 이유는 제품 라벨에 붙어 있는 ‘아이에게 안심’이라는 문구를 믿었기 때문”이라며 “기업과 소비자 간 사기는 충분히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의 아버지 역시 “수백명의 아이가 죽고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하는데 가해자들이 받은 형량 7년은 말이 안 된다”며 “검사는 반드시 항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같은 날 오전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발생한 지 5년여 만에 신 전 옥시 대표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지만, 공소사실 중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리 전 옥시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노병용(66·현 롯데물산 대표이사) 전 롯데마트 대표에게는 금고 4년이 선고됐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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