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부산=강민한 기자]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을 벙커C유라고 속여 발전소에 팔아 수십억 원을 챙긴 일당과 이에 연루된 정유업체 직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원유 찌꺼기를 벙커C유로 속여 판 A(38)씨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모 정유회사 차장 B(48)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인 ‘슬러리 오일'(Slurry oil)’ 2만2000t을 난방용에 사용하는 벙커C유라고 속여 경남의 모 발전소에 89억 원에 판매해 시세차익 45억여 원을 챙긴 혐의다.

‘슬러리 오일’에는 다량의 중금속이 함유돼 그대로 사용하면 환경오염과 연료장치 고장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추가 정제를 거쳐 벙커C유로 사용하거나 타이어 제조 원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정유회사에서 나온 ‘슬러리 오일’을 정제해 벙커C유로 바꿔 매매상을 거쳐 발전소에 되판 것처럼 서류를 꾸몄으나 실제로는 정제 없이 곧바로 발전소에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찌꺼기 기름인 ‘슬러리 오일’과 벙커C유는 전문가도 쉽게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차이가 없고 중금속 함량에 따라 간이검사 결과도 수시로 바뀌어 단속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