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개선…동부화재 등 손보사, 보험료 인하엔 난색

車보험 손해율 개선…동부화재 등 손보사, 보험료 인하엔 난색

기사승인 2017-03-30 12:13:54

[쿠키뉴스=노미정 기자] 올 2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개선됐다. 그만큼 손해보험사의 수익률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삼성 화재 등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 인하에 나섰지만, 손보사 대부분은 손해율이 앞으로도 개선세를 이어갈 지 장담할 수 없다며 여전히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2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0%로 전년 동기(88.3%)에 비해 8.3%p 낮아졌다. 올 1월(85.8%)과 비교해도 5.8%p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손해율 77∼78% 수준을 적정 손해율로 보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100%를 기준으로 낮으면 흑자다. 보험사 손해율이 좋아졌다는 건 나간 보험금 보다 들어온 보험료가 더 많다는 얘기다. 이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봤다는 의미다. 

보험사별 손해율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로 롯데손해보험을 제외한 모든 손보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율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손보사는 메리츠화재(-14.6%p), 악사(AXA)손해보험(-14.5%p), MG손해보험(-13.1%p) 등이다. 삼성화재(-3.7%p), 현대해상(-5.9%p), 동부화재(-7.5%p) 등 대형 3사도 손해율이 낮아졌다.

적정 손해율(77∼78%) 이하를 기록한 손보사도 적지 않다. 동부화재(73.9%), 메리츠화재(74.3%), 삼성화재(75.3%), KB손해보험(76.4%), 한화손해보험(76.7%), 악사손보(77.5%), 현대해상(77.9%) 등은 지난 2월 자동차보험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

업계에선 손해율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 계절변화와 설연휴를 꼽는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 겨울에는 눈이 적게 내렸고, 빙판길도 많지 않아 차량 사고가 적었다”면서 “지난해 2월에 있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있었던 것도 사고 발생률 저하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손해율 개선에 따라 일부 손보사는 보험료 인하에 나섰다. 올초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인하했고 메리츠화재 3월 자동차 보험료을 낮췄다. 더케이손해보험은 다음달 인하할 방침이다. 

하지만 올 2월 나타난 손해율 개선이나 일부 보험사의 보험료 인하가 손보업계 전체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동부화재 등 손보사 대부분이 하반기 변수 등을 이유로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날씨가 풀리는 상반기에 개선되다가 휴가, 태풍,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하반기에 악화되는 패턴을 보인다”며 앞으로도 손해율이 계속 좋아질 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보험국장도 “2월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료를 즉각 인하 하라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손해율 악화에 따른 책임을 보험사가 자구노력을 통해 짊어질 필요는 있다고 주장했다. 오 국장은 “연말연초가 되면 보험사들은 으레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보험료를 올리곤 하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100% 전가하는 것”이라며 “보험사가 연봉 삭감, 주주배당 삭감 등으로 손해율 악화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oet85@kukinews.com

노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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