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5일), 최저임금 위원회가 어수봉한국 기술교육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일 만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기도 했고, 노동계는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반드시 인상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기에 결과가 주목된다.
필자의 아들도 소위 알바전문 청년이다. 지금은 제대 후에 잠시 쉬고 있지만 군 입대 전에는 알바를 쉬어 본 일이 없었다. 편의점에서 한 달을 꼬박 밤을 새서 일하면 백만원 조금 넘게 손에 쥐었다. 자기 입장에선 정말 피 같은 돈이었다.
청년세대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한 최저시급 만 원의 필요성은 누구보다 공감한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앞으로 알바를 쓰고싶어도 쓰기 힘들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현재는 직접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카페를 운영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많은 제자들이 카페주인인 현실에 최저시급 만원에 대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다.
실례를 들어 본다면, 제자 중에 남들 보기에 번듯하고 그런대로 매출이 오르는 카페를 운영하는 이가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카페이지만 겉보기만 그럴뿐 속내는 달랐다. 엄청난 임대료 때문에 아무리 벌어도 현상유지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바 월급을 줄 수도 없어서 몇 달 전부터 가족들이 매달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비단 이 카페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소규모카페는 매일매일 쉬지도 못하고 한달을 꼬박 일해도 임대료를 내고 나면 자신의 수입은 고사하고 알바비를 줄 수없는 재정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원가에 비해 커피값이 왜 그렇게 비싸냐고 간혹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말이다.
사실 살인적인 임대료에 비해서 커피원두값이나 재료비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니다. 커피 한잔의 가격은 거의 대부분이 임대료와 인건비로 구성되어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의 대부분이 창업 3년 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들 중에 문을 닫고싶어서 닫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재정적인 압박을 못이겨 어쩔 수 없이 폐업을 하는 것이다. 그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그러니 그들의 입장도 생각해 줘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그들에게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도록 최저임금을 획기적으로 올려주는 일에 전적으로 찬성 한다.
하지만 동시에 카페를 운영하거나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임대료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카페나 가게가 없어지면 그만큼 청년들의 알바자리도 없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최저임금 일 만원 시대도 좋지만 이에 앞서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정책을 기대한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