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건설사가 정비사업에 도입된 고급 브랜드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차지한 대림산업은 고급 브랜드 '아크로(ACRO)'를 내세워 반포잠원을 시작으로 서초구 강남구 등으로 '아크로 벨트'를 확장하고 있다. 아크로는 '가장 높고, 가장 넓은' 의미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는 수도권 등 전국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견학 올 정도로 차별화된 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유명하다.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하늘도서관이 대표적이다.
'아크로' 브랜드는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 최대어로 꼽히던 방배6구역의 경우 12월 시공사 선정당시 아크로(아크로 파크 브릿지)를 내세운 대림산업이 총 347표를 득표, 현대건설(94표)을 압도했다. 한달 앞서 11월에도 ‘아크로 리버마크’라는 고급 브랜드로 신반포7차 재건축 시공권을 따냈다.
대림산업은 아크로 브랜드로 성동구 성수동 뚝섬상업구역 3구역에 주상복합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를 7월말 분양할 예정이다. 서울숲과 한강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각 동 29층에 클라우드클럽(운동시설, 클럽라운지, 게스트룸, 소규모 연회장)을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반포우성 이후 강남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인 롯데건설도 고급 브랜드 도입을 검토중이다. '시그니처(SIGNATURE)캐슬'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지난 3월 수주한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대치2지구에 '시그니처캐슬'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수주한 방배14구역과 한남동 외인아파트에도 고급 브랜드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내년 상반기 분양예정인 반포삼호가든3차에 '디에이치'를 붙일 예정이다.
기존에 고급 브랜드로 '써밋(SUMMIT)'을 사용해온 대우건설은 올 연말 분양예정인 과천주공1단지에 경기권 최초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할 예정이다.
실제 고급 브랜드 아파트 단지는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9월 입주)는 2014년 2회차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최고 15억4500만원이었으나 7월 현재 매매가가 20억원을 넘어섰다. 프리미엄이 5억원이나 붙은 것이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한강조망 라인은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24억원을 넘었다. 전셋값도 상한가가 14억원으로 개포주공 1, 4단지 입주권 매매가와 비슷하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동작구 흑석7구역의 아크로리버하임은 전용 84㎡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1년만에 2억원(상한가)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마포구 대흥2구역의 신촌그랑자이는 59㎡의 입주권 프리미엄(권리가액 대비)이 최고 3억원을 넘어섰다.
또 현대건설이 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도입한 개포주공3단지의 디에이치 아너힐즈(2016년 8월분양)는 84㎡ 분양권 프리미엄이 현재 2억원을 호가한다.
이처럼 정비사업 단지에 적용한 자사 브랜드아파트에 잇따라 큰 액수의 프리미엄이 붙자 건설사들은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닥터아파트 김수연 리서치팀장은 "8월 이후 방배5구역, 방배13구역, 서초신동아, 신반포15차, 반포주공1단지, 잠실미성크로바 등 강남권에서 굵직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면서 "메이저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과 조경 등으로 무장한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고자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