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K-9 자주포의 고장과 납품 비리가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오전 K-9 내부 폭발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의 합동 영결식이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K-9 폭발 사고는 지난 18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에 위치한 육군 부대 사격장에서 발생했다. 사고 K-9에 탑승해 있던 장병의 증언에 따르면 3번째 사격을 준비하는 과정 중 폐쇄기에서 연기와 화염이 났다. 이 사고로 이모(26) 중사와 정모(22)일병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당했다.
K-9은 우리 군의 핵심 전력 무기다. 핵심 전력의 고장 등 문제는 안보와 직결된다. K-9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무기다. 최대 사거리 40㎞, 명중률 90%를 자랑한다. 북한 장사정포에 맞대응할 수 있는 ‘명품’이다. 세계 정상급 자주포라는 평가도 따라온다. 지난 1999년 이후 1000여 문이 최전방 지역을 중심으로 실전 배치됐다.
그러나 K-9을 둘러싼 논란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난해 10월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군사법원을 통해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육군·해군·공군의 주력전력 고장정비 현황’에 따르면 K-9은 1708회 고장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의원은 “우리 군의 주 전력 무기 고장이 잦은 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전쟁이나 전투 발발 등 유사 무기가 고장으로 제 역할을 못 한다면 큰 전투력손실과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2014년 3월17일 군수품 납품 업체 34곳이 K-9의 조향장치, 베어링 등 부품을 포함해 국산 무기부품 공인시험 성적서를 위·변조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같은 문제들은 실제 상황에서 전투력 약화로 연결됐다. 지난 2010년 11월 북한군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했을 당시, 연평부대에 있던 K-9 자주포 6문 중 2문이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무기 불량은 방산 비리와도 관련된다. 지난 2009년 K-9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계 무기부품 제조 업체가 납품 단가를 부풀려 59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검찰 조사 밝혀졌다. 실제, 납품 비리는 우리 군 전투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지난 2014년 통영함·소해함 방산 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방위사업청 조사 결과 통영함과 소해함의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가 1970년대 수준의 부실 장비임이 드러났다. 이를 다시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400여억 원의 혈세를 다시 투자했다. 우리 군은 해당 군함의 운용을 일시 중지하는 등 전투력에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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