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군더더기 없는 제목이 먼저 눈에 띕니다. 그 다음에는 1권 440페이지, 2권 600페이지 등 총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가 읽는 사람을 압도합니다. ‘이걸 어떻게 다 읽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1권의 부제는 ‘나의 삶 나의 신념’이고 2권의 부제는 ‘정치인의 길’입니다. 1권이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면 2권은 정치인으로서 그가 겪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책 표지에는 저자의 옆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과 함께 친필 원고 일부분이 담겨있어 직접 쓴 회고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저자는 머리말에서 “변명이나 자기 미화 없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기록을 쓰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자신의 생각도 포함돼 있지만, 책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거나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등의 개인적인 욕망을 담은 책은 아닌 것으로 느껴집니다. 대법관 출신답게 문장이 간결하고 사실을 순서대로 적은 것이 눈에 띕니다. 덕분에 처음 느꼈던 책 두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읽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 번의 대선에 후보로 출마해 낙마한 정치인 이회창뿐 아니라 판사, 대법관, 중앙선관위원장, 감사원장, 국무총리, 당 대표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쳐 온 인간 이회창의 삶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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