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먹이와 물 주지마세요”…논란 중인 아파트 공고문

“고양이 먹이와 물 주지마세요”…논란 중인 아파트 공고문

기사승인 2017-08-30 15:02:44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온라인 상에서 한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 관련 공고문이 논란이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논란 중인 아파트 공고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아파트 현관문 유리에 부착된 공고문 사진 한 장을 함께 게시했다.

해당 공고문에는 빨간 글씨로 ‘고양이에게 먹이와 물을 주지 마세요!’라고 적혀있다. 공고문 작성자는 “아파트 단지 내 고양이들의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남에 따라 저층 세대가 고양이 울음소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양이를 본 주민들로부터 놀랐다거나 혐오스럽다는 민원이 빈번히 접수되고 있다”며 “고양이에게 밥 또는 물을 주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또 다른 입주민으로 보이는 이가 항의성 글을 적었다. 이 입주민은 “(주민들이) 참 이기적이다. 고양이와 공존할 방법은 없는가?”라며 “사람이 버린 고양이를 책임질 배려와 여력이 없단 말인가. ‘혐오스럽다’는 이유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TNR)을 하면 개체 수 감소와 울음소리가 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길고양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의견에 찬성하는 네티즌은 “공존을 하려면 자신의 집에 데려가서 책임을 져라” “사람 살자고 만든 아파트에서 밤이나 새벽에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 정말 화난다” “아파트 주민들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까지 해줘야 하느냐” “사람이 우선이다. 저층 세대 주민들 입장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등 반응을 보이며 공고문 내용에 공감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공고문에 반박한 입주민이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과 함께 고양이들이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제 와서 내쫓는 것은 옳지 않다” 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강정미 동물보호연대 강정미 간사는 “아파트 단지마다 길고양이를 두고 이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이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할 권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이 아닌 문제를 두고 하라, 말라 하기 어렵다”며 “주민들과 타협해야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울 관악구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후보가 ‘당선되면 아파트 단지 내 길고양이를 적극적으로 퇴치하겠다’는 공약이 적힌 전단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 길고양이를 모두 죽이겠다는 발언이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관악구청 관계자는 해당 전단지를 모두 수거했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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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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