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고두심이 주는 따뜻한 온기, 모자가 이별을 대하는 방법

'채비' 고두심이 주는 따뜻한 온기, 모자가 이별을 대하는 방법

기사승인 2017-10-18 13:18:56

중견 여배우들 중에서도 고두심은 ‘엄마’ 하면 생각나는 대표주자다. 이번에는 발달장애 아들을 둔 엄마가 돼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채비’(감독 조영준)를 통해서다.

‘채비’는 나이가 서른 살이 넘어서도 여전히 일곱 살 같은 아들 인규(김성균)와 인규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하루가 모자란 엄마 애순(고두심)의 이야기다. 인규는 엄마와 계란 반찬만 있으면 행복하기만 하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눈만 떼면 말썽을 부려 엄마가 없으면 안 되는 아들이다. 생활력 강하고 억척스러운 애순은 그런 아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다. 애순이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이 ‘채비’의 볼거리다.

18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채비’ 제작보고회에서 고두심은 작품에 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언뜻 보면 영화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는 가족 이야기지만, 그 보편성이 오히려 강점이라는 것. 고두심은 “타당성이 있다”며 “‘채비’는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고 전했다. 영화 속의 모자관계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인규와 함께 생활하는 누나부터 다른 발달장애인들과의 관계까지 다양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고두심은 이날 아들 인규 역을 맡은 김성균에 관해 “그간 참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외모는 잘생기지 않았지만, 연기를 하며 순수함과 자연스러움을 꺼내는 걸 봐왔다”고 말했다. 김성균 또한 “엄마랑 같이 있는 자식들은 배고플 일이 별로 없지 않나”라며 “고두심 선생님도 스태프들이 배고픈 것을 못 보고 항상 먹을 것을 싸주시고, 간식을 사 오셨다”며 고두심과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조영준 감독은 “애순이 인규에게 ‘그냥 자’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일상의 대화인데, 감동이 배어났다”며 “그게 너무 좋았다”고 촬영 중 감명 받은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스크린에서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꼭 엄마 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주인공으로서 소화해내고 있는 것.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 ‘희생부활자’의 김해숙 등이 그렇다. 이에 관해 고두심은 “우리 연배들이 현직에서 밀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자체가 기분이 좋다”며 “그 분들이(한국 연기사에서) 하나의 역사가 되면 좋겠다고 바라며, 경쟁작들이 많으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 작품이 안 되고 그 작품들만 잘된다면 얄밉겠지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고두심은 “그래도 역시 더 힘이 난다”고 감상을 전했다.

고두심은 ‘채비’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전했다. “만나면 헤어짐이 꼭 있다”고 운을 뗀 고두심은 “사람의 관계에서는 ‘만나면 헤어진다’는 것이 진리다. 이 영화에 답이 있다는 건 아니지만, 따뜻함을 제시해주는 영화다”라고 자신했다.

‘채비’는 오는 11월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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