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시장이 많은 서울 강남에 판매보다는 자동차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 메르세데스-벤츠 AMG의 '미래부터 과거까지'
서울 청담동 명품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거리 끝에서 메르세데스-벤츠 AMG 라운지를 만날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 5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 헤리티지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1월 5일까지 이곳에서 고객들과 메르세데스-AMG 50년 타임머신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미래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벤츠의 미래인 2층에서부터 도슨트의 설명이 시작됐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S 63 4MATIC+ Long 흰색이 고급스러운 자태를 드러냈다. F1에서 개발된 핫 인사이드 콘셉트에 8기통 트윈터보를 장착했고 제로백은 3.5초 밖에 되지 않는다는 차량 설명이 이어졌다. 차량 외관은 범퍼 하단에 보이는 공기흡입기 디자인과 전면부의 그릴, 3줄로 LED 헤드램프까지 짚어줬다.
AMG 차량이 특별한 이유는 ‘배기 음(音)’ 때문이다. S63 역시 AMG 스포츠 가변배기시스템을 장착해 주행설정에 따라 배기음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았다.
차량 내부에도 스티어링 힐 공간이 3개가 됐고 운전석 상단에 벤츠 S클래스부터 적용되는 비콜(b Call, breakdown call), 이콜(e Call, emergency), 아이콜(I Call, information call)등도 있었다. 카멜색 좌석은 안쪽으로 가죽이 감싸주기 때문에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와 과거를 만나러 1층으로 내려 가다보면 벽면에 AMG의 과거 사진과 레이서들의 경기복과 헬멧도 전시되어 있다. 1층 바닥에는 F1경기장의 흰색 스타트라인이 그려져 있다. 그 위로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던 E 63 AMG 모델을 볼 수 있었다. 4 MATIC이 처음 적용된 모델로 571마력을 자랑하고 제로백(정지에서 100㎞/h)은 3.4초로 벤츠 모델 중 가장 빠르다.
바로 뒤를 돌면 AMG의 히스토리 벽(월·Wall)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튜닝하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50년 만에 벤츠 그룹의 핵심 브랜드로 성장한 AMG의 장인정신과 철학을 볼 수 있다.
마지막은 라운지의 하이라이트인 붉은 돼지(Red Pig)라는 애칭의 300 SEL 6.8 AMG다. 2톤의 무게임에도 최고출력 420마력을 자랑하면서 생산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량이었다. 1971년 벨기에 스파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오늘의 AMG를 있게 한 차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설명이 마무리되면 자유롭게 관람을 할 수 있다. 기념품으로 창업주들의 고향이자 AMG 로고에 등장하는 사과와 벤츠차 마그네틱을 받을 수 있다.
◇문화·예술을 통해 현대차를 만나다
메르세데스-벤츠 AMG라운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는 국내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이 있다. 5층 빌딩에서 가장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유리벽에 걸린 차들이다. 아이오닉, EQ 900 등이 각 층에 매달려 직관적으로 현대차를 홍보하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자동차의 하부까지 낱낱이 볼 수 있다.
스튜디오 내부에서 차량 설명을 해주는 구루(큐레이터)는 “카 로테이터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긍심과 최적의 조형성을 찾기 위한 고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빌딩 내부 인테리어도 주목할 만하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로 대변되는 현대차의 자원순환적 철학이 담겨져있는데, 내부천장까지 쇠파이프로 이어져있다.
차가 전시된 3~5층을 관람할 때는 윗층에서부터 내려오는 동선이 편하다. 5층에서는 맥스크루즈와 코나 등 SUV 차량을, 4층에서는 지난 9월 기준 현대차 모델 중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그랜저와 소나타를, 3층에는 스포츠 세단 제네시스 G70을 만나볼 수 있다. 각층에 전시된 차량은 풀옵션을 장착한 상태였다.
3층에서는 그랜저 디자인의 역사가 담겨있는 벽면도 있었다. 1세대 각진 그랜저에서 리드미컬한 라인을 자랑하는 6세대까지 변화되어온 디자인을 비교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었다.
◇같은 듯 다른 두 전시장
메르세데스 AMG 라운지와 현대 모터스튜디오 돌아본 결과, 두 곳의 공통점은 고객과의 스킨십을 높여간다는 것이다. 브랜드만의 독특한 철학과 감성을 전달하면서 자동차를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했다. 특히 도슨트투어를 예약할 경우 차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풍부한 설명 덕분에 이해도를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차이점은 분명했다. AMG라운지는 11월 5일까지만 일시적으로 운영되다보니 AMG의 역사와 철학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현대차 스튜디오는 현대차 브랜드와 안전성, 문화예술이라는 목표를 담고는 있지만 각 층마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는 차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다보니 결국 판매로 수렴시킨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