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수놓을 한국문화의 숨결

베트남 호찌민 수놓을 한국문화의 숨결

기사승인 2017-10-31 18:10:06

 

올 가을 베트남의 ‘문화·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찌민시에서 지구촌 문화 대향연이 펼쳐진다.

오는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한국과 베트남의 국격 향상, 문화콘텐츠를 통한 양국의 경제·관광 교류 확대를 위한 행사다. 양 도시는 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해 공동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사 전반에 걸쳐 긴밀하게 협력했다.

그렇다면 엑스포가 펼쳐질 23일간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은 어떻게 변모할까? 또 주요 행사장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곳인지 개막을 10여일 앞둔 엑스포 현장으로 미리 가보자. 

◆ 아시아를 넘은 세계인의 축제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만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꽃피울 호찌민-경주엑스포는 경상북도와 경주시, 호찌민시가 공동 개최하고 30여 개국 1만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예상 관람객만 300만명에 달한다.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번영’을 주제로 개·폐막식을 비롯해 전시, 공연, 영상, 체험, 특별행사 등 30여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행사 주제는 ‘찬란하고 유구한 역사문화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관계는 물론 동아시아의 문화와 경제 교류로 확산시키는 범아시아 행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엑스포 조직위는 행사 주제에 걸맞게 품격을 격상시키고 양국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행사일정과 개막일을 일부 조정했다. 11월 10~11일까지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2017 APEC 정상회의’ 기간과 맞춰 당초 11월 9일이었던 개막일을 11일로 변경했다.

호찌민 측에서도 베트남 고위급 인사 참여와 관심도 제고를 위해 개막식을 APEC 기간 중 개최하기를 희망했다. 이를 계기로 엑스포 조직위와 경북도, 호찌민 측은 보다 많은 양국 주요 인사들과 APEC 참여 인사들의 개막식 참석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도 다낭을 찾는 만큼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이 예상되고 있다.  

 

역대 엑스포 공동개최국가인 캄보디아와 터키가 축하사절단을 보내고, 라오스, 러시아, 몽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쿠웨이트 등도 사절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전 세계 15개 국가, 16개 팀에서 다채롭게 참여하는 세계민속공연은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와 9.23공원 무대에서 펼쳐진다. 러시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슬로바키아,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총 15개 국가, 16개 팀이 참여해 자국을 대표하는 전통음악과 현대음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는 11월 12~21일까지 주중 오후 5시, 주말 오후 3시부터 1일 4~5회, 9.23공원 무대에서는 매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1일 4~5회 펼쳐진다. 이를 통해 호찌민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1월 9~11일까지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열리는 제3회 실크로드대학연맹(SUN) 총회에는 22개국 35개 대학 총장단과 교수, 대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제 학술세미나, 실크로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 등과 엑스포 개막식에 참여한다.

실크로드대학연맹은 평화적 문화 교류의 상징이었던 실크로드 정신의 회복을 기치로 실크로드 대학들이 연대와 행동을 목표로 2015년 출범한 ‘대학 국제기구’다.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국가, 민족, 종교, 이념을 달리하면서도 화합과 교류를 실천하였던 ‘실크로드 정신’을 21세기 대학들이 모여 새롭게 구현하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엑스포 개최 의미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선도하는데 있다는 점에서 세계민속공연과 같은 행사는 큰 의미를 지닌다”며 “전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문화를 즐기고 교류하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사전행사로 엑스포 기대감 UP
엑스포 붐업을 위한 사전행사도 다양하다. 이미 호찌민에서 한-베 친선 체육대회가, 경주에서 D-30성공기원행사 등이 열려 엑스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9일에는 엑스포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한-베 청년 공감 로드쇼 출발식’이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한-베 청년 서포터즈는 도에서 선발한 대구·경북지역 대학생 28명과 지난 7월 베트남 현지에서 개최된 한국어 말하기대회 수상자인 베트남 청년 11명, 안전 및 기록요원 11명 등 총 5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타이응우옌성에서 출발해 엑스포 개막일인 11일까지 하노이, 후에, 다낭, 호찌민까지 1800㎞의 대장정을 통해 엑스포를 베트남 전역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

또 주요 거점도시에서 K-pop, K-food, K-beauty 및 K-culture 체험행사를 통해 한류 문화를 확산시키고 양국 청년 간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앞서 12일에는 ‘실크로드 청년문화교류대장정’이 항해를 시작했다.

도와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은 이날 포항 영일만항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탐험대원, 한국해양대 및 포항해양과학고 학생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정식을 가졌다.

탐험대는 세계실크로드대학연맹에서 선발한 중국,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몽골, 베트남, 이탈리아 등 8개국 대학생 11명과 국내 대학생 12명,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생 150명, 기자, 사진작가, 영상감독 등을 포함해 총 11개국 182명으로 꾸려졌다. 

한국해양대의 동양 최대 실습선 한바다호를 지원받아 포항에서 출발한 탐험대는 대만 항구도시 가오슝, 말레이시아 말라카, 태국 방콕,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돌아 베트남 호찌민까지 5개국 5개항, 1만2000㎞를 거친다.

탐험대는 이들 국가에서 각 나라별 역사 및 해양실크로드의 발자취를 찾고, 세계와 활발히 교류했던 우리 선조들의 개방성과 진취성을 이어 받아 현지 대학생 및 관계자들과 함께 실크로드 역사를 재조명하고 엑스포 홍보에도 나선다.

11일 엑스포 개막식에는 문화사절단으로 참가해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탐험대 활동을 보고하고, 탐험대 깃발을 전달하며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 한국문화로 물들 호찌민
한국과 베트남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이번 엑스포는 호찌민시 중심에서 열린다.

호찌민의 행정구역은 1군부터 12군까지가 도시지역으로, 엑스포는 호찌민의 핵심구역인 1군에서 개최된다. 1군은 행정기관과 주요관광지, 여행자시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호찌민의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행사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양국 대표 콘텐츠와 전통과 ICT기술을 결합한 주요행사는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호찌민 시청)앞 응우엔후에 거리, 9.23공원, 호찌민시립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펼쳐진다.

호찌민 심장부를 대한민국과 경북도, 경주시 홍보의 장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막식은 11월 11일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 앞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설된 건축물로 고풍스럽고 우아한 멋을 풍긴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이래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건물 앞에는 민중을 향해 손을 들고 있는 국부(國父) 호찌민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호찌민 동상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사이공강까지 연결된 광장이 응우엔후에 거리다.

응우엔후에 거리는 호찌민을 대표하는 광장으로 호찌민 여행의 중심이자 각종 행사가 끊임없이 열린다.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호찌민 동상이 있는 신성한 장소에서 개막식이 열리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호찌민시가 외국 행사에 상징적인 장소를 장기간 개방하고, 더욱이 밤 10시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약 1㎞ 길이의 응우엔후에 거리에는 특설무대와 홍보존이 들어선다. 특설무대에는 1200석 규모의 객석과 비가 잦은 베트남의 날씨를 고려해 루프 트러스(roof truss)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무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세계민속공연, 창작 오페라 ‘선비’, 한·베 우정 콘서트, 한·베 패션쇼, 한·베 전통무술 시범공연 등이 열린다.

11월 12~21일까지는 매일 밤 9시 30분부터 30분간 전자음악, 조명, 영상, 특수효과가 어우러진 ‘K-EDM 페스티벌’이 펼쳐져 호찌민의 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또 하나의 주요행사장인 9.23공원은 호찌민이 이끄는 베트남 공산당이 프랑스와 전쟁에 돌입하기 위해 남부 조국 항전의 날로 선포한 9월 23일을 기념한 공원이다. 호찌민에서 각종 행사와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는 곳으로 엑스포 전 기간 행사장으로 이용된다.

한국 전통문화를 최첨단 ICT 기술로 구현한 신라문화역사관과 경북도·경주시 홍보관, 새마을관, 유교문화교류관 등 4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되는 ‘한국문화존’은 행사의 중심이다. 또 공원 양측으로 경제바자르, K-컬처존 등을 꾸며 양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린다.

9.23공원에 마련되는 무대에서는 시·도의 날 행사, 자연염색 패션쇼, 유교문화공연, 국악, 서울 예술의 전당 명품공연 영상상영(SAC on screen)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한·베 미술교류전’이 개최될 호찌민시립미술관은 베트남 남부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 곳으로 베트남의 독립투쟁과 사회주의 혁명에 관한 내용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별로 구분해 베트남 회화를 소개하고 있다. 엑스포 기간에는 한국의 뛰어난 예술을 알리게 된다.

오페라하우스는 코친차이나 시절 프랑스 식민정부가 건설한 1800석 규모의 고딕양식 건축물이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를 기본으로 했으며, 건물 중앙의 아치형 돔은 파리 시립미술관을 모방해 만들었다. 사이공 탄생 300주년을 기념, 1998년 보수공사를 통해 완벽하게 복원했으며, 엑스포에서는 뮤지컬 ‘800년의 약속’, 뮤지컬 ‘용의 귀환’이 공연된다.

이밖에도 국립무용단의 무용극 ‘묵향’과 폐막식이 열리는 호아빈극장, 뮤지컬 ‘플라잉’이 공연되는 벤탄극장, ‘한·베 음악의 밤’이 열리는 호찌민음악대학교 등 호찌민시 중심부 전역이 23일간 오직 엑스포를 위한 무대가 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호찌민-경주엑스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해외에서 열리는 첫 번째 국제문화행사”라며 “문화와 경제가 연결되고 미래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음은 물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세계화를 확인하는 장(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