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세 번째 글로벌 여정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의 역사적 개막에 국내외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 호찌민시는 공동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해 분야별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들을 섭외하고, 양국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최대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도록 2년 여간 정성을 들여 준비했다.
그 결과, 이번 엑스포는 무엇보다 국보급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행사의 권위를 높였고, 프로그램의 수준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국보급 문화예술인 대거 참여
11월 18일 저녁 응우엔후에 거리 무대에서 열리는 ‘한·베 패션쇼’는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가 맡았다. 그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한복 디자인을 맡았으며,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 무대에서 ‘바람의 옷’ 한복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양국의 전통의상인 한복과 아오자이를 주요 테마로 ‘바람의 옷’ 인견의상과 아오자이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 모던 한복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화, 공예, 자수, 민화 등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대표 작가가 함께하는 ‘한-베 미술교류전’도 빼놓을 수 없다. 전시회는 행사 전 기간 호찌민시립미술관에 마련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을 비롯해 중요무형문화재 제 107호인 김해자 누비장, 한국 대표 혼자수 예술가인 이용주 작가 등이 참여한다.
경북미술협회, 경주미술협회, 한국전통민화연구소, 경주민화협회, 공예조합도예협회 등 다양한 단체 소속 예술인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1월 21일 호찌민음악대학교에서 열리는 ‘한-베 음악의 밤’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출연한다. 당 타이 손은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의 첫 동양인 우승자다. 제7회 대한민국 오페라대상을 수상했으며 계명대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소프라노 이화영, 경북도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호찌민의 밤을 적실 예정이다.
양국 영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고 향후 교류의 발판이 될 ‘한-베 영화제’도 11월 17~22일까지 비텍스코(BITEXCO) 타워 영화관에 열린다.
17일 오후 6시 열리는 영화제 개막식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영화 ‘타짜’,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 영화 ‘좋아해줘’의 박현진 감독, 주연배우 최지우, ‘탐정 홍길동’의 조성희 감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영화의 현재를 조망할 수 있도록 2015~2017년까지의 최근 작품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박현진 감독의 2015년 작 ‘좋아해줘’는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폐막작 ‘암살’을 비롯해 ‘옥자’와 ‘우리들’, ‘곡성’, ‘탐정 홍길동’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9편을 상영한다. 베트남 영화로는 기존 개봉 작품 3편과 11월 개봉작품 1편 등 총 4편을 선보인다.
영화제 기간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한국측 초청 감독 및 배우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Guest visit)가 작품 당 1~2회 열리며 베트남 영화도 편당 1회씩 GV를 개최한다.
주목을 끄는 것은 ‘스마트폰 영화제작 워크숍’이다. 베트남의 일반인과 영화전공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제가 열리는 11월 19~21일까지 2박 3일간 영화촬영 기법을 강의한다. 봉만대 감독 등 3명의 감독이 멘토로 참여해 영화촬영기법 교육과 촬영, 편집을 거쳐 5분미만의 스마트폰 영화를 제작하고 영화제 폐막 전일인 21일 저녁 상영할 예정이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예술인들이 한국의 뛰어난 문화적 수준을 베트남 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호찌민-경주엑스포 ‘빅5’ 프로그램
이번 엑스포는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을 주제로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30여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이 가운데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손진책 엑스포 예술총감독은 “일방적으로 우리의 문화만 알리고 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격조 높은 양국의 전통과 문화를 담아 한국과 베트남은 물론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호찌민을 수놓을 다양한 행사 가운데 첫 번째로 꼽을 것은 단연 개막식이다. 11월 11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 엑스포의 화려한 막이 오른다. 이 자리에서 23일간 이어질 문화대장정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양국 간 문화교류 및 우호협력 관계를 선언할 예정이다.
‘함께 피는 꽃’을 주제로 한 무용극 형식의 축하공연은 신라 왕궁을 배경으로 신라의 춤과 노래, 인연을 국수호 디딤무용단이 꾸민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국수호 예술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과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안무를 총괄했다.
또 엑스포 조직위가 가장 공을 들인 프로그램 중 하나가 ‘한국문화존’과 ‘바자르’다.
9.23공원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데탐 여행자 거리’와 호찌민에서 가장 번화한 ‘벤탐 시장’이 인근에 위치하며 각종 행사와 시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장소다. 이곳에서 한국의 문화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우수한 한국제품을 알리는 것이다.
‘한국문화존’은 엑스포 전 기간 9.23공원에서 운영돼 신라역사문화관을 포함한 경북도·경주시 홍보관, 유교와 새마을을 잇는 한국문화의 우수성과 독특한 매력을 세계인에게 전한다.
46개의 문화바자르는 경북도와 22개 시·군, 대구광역시 바자르, 백제문화관, 전통문화체험존, 대학홍보존, 교민회 바자르 등으로 꾸며진다.
경북 시·군 문화바자르는 북부권역, 중서부권역, 동해권역으로 나눠 배치하며 시군의 문화관광자원과 특산물을 전시하고 시·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관광자원을 홍보한다.
대구시는 4개의 바자르 부스를 통해 관광, 의료, 물산업 등을 홍보하게 된다. 백제문화관은 백제시대 유물 전시 및 홍보, 백제의상 입기, 브로치 버튼 만들기 등의 체험과 한류스타 김재중과 함께하는 포토존이 설치된다.
전통문화체험존은 한글배우기, 붓글씨, 한국전통차, 한복체험, 불교문화체험 등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어 외국인들의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 경북지역 대학 소개 및 베트남 한국 대학생들과의 소통과 협력의 장이 마련될 대학홍보부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한인여성회 회원들의 자원봉사 부스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26개의 경제바자르는 ‘문화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 실현을 위한 무대 중 하나다. 경북도의 우수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알리는 우수상품관, 대구한의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하는 K-뷰티 홍보관, K-푸드의 우수성과 특징을 알리는 농식품 홍보관, 고려인삼 홍보관 등을 통해 문화를 통한 경제파트너십 구축의 장이 열리게 된다.
9.23공원 중앙부에는 LED 구조물과 특수조명을 이용해 환상적인 ‘빛의 길’을 조성했다. 행사 후 호찌민에 엑스포의 유산으로 기증할 예정이다.
뮤지컬 ‘플라잉’(11.12~12.2)도 호찌민으로 날아가 한국의 역동적인 몸짓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한다. 삼국유사 속 도깨비와 화랑의 이야기를 단순명쾌하게 재해석한 플라잉은 대사 없이 동작만으로 공연해 외국인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외에도 화산이씨의 선조 이용상 왕자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800년의 약속(11.10~12)’, 양국 민간신앙의 모티브인 ‘용’을 주제로 한 뮤지컬 ‘용의 귀환(11.14~16)’이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고고한 선비의 도와 인품을 사군자에 빗대어 표현한 국립무용단의 작품 무용극 ‘묵향’은 11월 16일 호아빈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대장정의 마무리인 폐막식은 12월 3일 오후 7시(현지 시각). 호아빈 극장에서 열린다. 엑스포가 새롭게 이어간 양국의 인연과 성공개최를 축하하는 자리다. 이날 양 도시의 공동조직위원장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공동 문화선언을 한다. 엑스포 홍보대사인 한류 아이돌 그룹 블락비(Block B)의 공연도 엑스포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방차원에서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고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 모델 창출을 경북이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문화·경제 전 분야에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