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웹툰 ‘스틸레인’이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로 변해 스크린에 펼쳐진다. 1000만 영화 ‘변호인’으로 입봉한 양우석 감독,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합심한 ‘강철비’는 가뭄 든 국내 박스오피스에 단비를 내릴까.
‘강철비’는 북한 내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북한의 첫 번째 권력자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영화다. 정우성은 북한의 최정예 요원 엄철우 역을 맡았으며, 곽도원은 남한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철우라는 이름을 가졌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은 남한과 북한을 넘어선 멋진 합을 보여줄 예정.
15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강철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양우석 감독은 “시나리오를 기획할 당시 북한에도 ‘철우’라는 이름이 흔하다고 들었다”며 “재미있겠다 싶어서 주인공들의 이름을 똑같이 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북한을 우리가 본질적으로 보면 동포지만, 관계적으로 보면 적이다”라고 말한 양우석 감독은 “(한국인들이)남북관계를 냉철하게 바라보기 힘든데, 냉철했으면 하는 마음에 한반도에 가장 위험한 상황을 대입해 ‘강철비’를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냉철하게 바라봐야 남북관계에서도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현재 남북관계가 경직된 상황인데,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거기 힘을 보태고 싶어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원의 경우 시나리오 기획 단계부터 이미 양우석 감독이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양 감독은 “몇년 전 쓴 ‘강철비’ 시나리오에 곽도원 본명인 곽병규라는 이름을 넣기도 했다”며 “정우성 또한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캐스팅 이유는 스포일러인지라 말할 수 없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자리에 함께한 정우성은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어떤 재미를 관객들이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던지는 화두만큼은 진지하게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곽도원 또한 자신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 ‘곡성’을 언급하며 “‘곡성’에 이은 커다란 충격적 내용이 아닐까 싶다”라고 장담했다. 더불어 “상상하지 못했던 사실이 영화라는 장르로 변해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미를 보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곽도원은 외모적인 고충도 털어놨다. 곽도원이 분한 곽철우 역은 웹툰에서는 날씬한 인물이기 때문. 정우성은 “곽도원이 초반에는 웹툰 속 인물과 싱크로율을 맞추겠다며 살을 빼겠다 자신했다”며 “그런데 두 번째 만나니까 ‘꼭 살을 빼야 하나’라고 말을 바꿨다”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곽도원은 “외모적으로 노력했으나 잘 안 되더라”라며 “내적으로라도 웹툰의 이미지를 많이 담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양우석 감독은 마지막으로 “최고 배우들의 최고의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만으로도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영화에 대해 자신했다.
‘강철비’는 다음달 20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