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목) 저녁 7시 마포 제일라아트홀에서 20년 이상 국악계에서 활동한 원로 중년 예술인 8명이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소리다운 소리가 하고 싶어 고정관념과 박제화를 박차고 나온 8명의 원로 중년 소리꾼은 때로는 담담한 독백으로 때로는 위트넘치는 재담으로 공연을 선보인다.
용산 용문동부터 마포공덕에 이르던 지역을 사계라고 하며, 조선후기 사계에 살면서 잡가와 시조를 만들어 오늘에 전승한 예술인들을 사계축이라 하는데, 이들 8명이 서울소리경기의 탯자리인 용산 사계축 소리꾼들의 소리를 새롭게 다듬은 공연‘훨훨 타오르다’를 선보인다.
(사)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의 2017년 원로예술인 창작공연 지원 사업의 서울지역 작품으로 선정된 ‘훨훨 타오르다’는 젊은 소리꾼들이 대접받고 퓨전음악이 대세인 분위기속에서 존재감마저 위협받는 이들이 소리꾼으로 기억되기 위해 벌이는 사투같은 이야기를 직접 나레이션으로 독백하고, 자신들만의 비기를 관객에게 풀어놓게 된다. 참여하는 예술인 모두 현역 소리꾼들로 경기민요, 서도소리 이수자, 전수자들이며, 평균 연령은 64.5세.
비교적 고령의 소리꾼이지만 소리꾼 모두 특이한 이력과 캐릭터, 그리고 사연을 품고 있는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이 공연을 기획한 김문성씨는 “국가 또는 지방무형문화재 이수자 제도를 통해 많은 국악 이수자가 배출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 이수자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이수를 하고도 혜택을 본다거나 관리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하며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십년을 자기돈 들여 활동하며, 근근히 생활해가는 소리꾼들의 슬픈 뒷모습을 무대에 올려 국악계의 현실을 알리고, 한편으로 이들 예술가들이 예술가로 대접받으며, 자기 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음악구성을 책임진 한윤정 평론가는 “사계축이라는 오래된 예인들의 음악을 끄집어내 공연 소재로 삼은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채워진 이들 원로예술인들의 끼와 음악 자산이 묻히는 것이 안타까웠고, 온고이지신 하던 조상들의 철학을 다시 한번 이들 8인의 무대를 통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선착순 입장이다.
정상호 기자 kuki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