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수많은 잘못을 한다. 거짓말을 하고, 때로는 어른이 하지 말라는 일을 저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용서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잘못을 반성하고 회복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와 마녀의 꽃’(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은 평범했던 소녀 메리가 특별해지는 이야기이자 잘못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빨간 머리가 콤플렉스인 평범한 소녀 메리 스미스는 시골의 친척집에 맡겨진다. 도시에서 지내던 메리에게 시골은 지루하고 따분하기 그지없는 곳이다. 어느 날 길 잃은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신비로운 숲에서 아름다운 꽃을 발견한 메리. 7년에 한 번 밖에 피지 않는 그 꽃의 이름은 ‘야간비행’이다. 메리가 야간비행을 발견한 다음날 숲에는 자욱한 안개가 낀다. 어른들이 들어가지 말라는 숲에 동네 친구 피터와 싸우고 들어가 버린 메리는 마법의 빗자루를 발견한다.
마법의 빗자루에 엉겁결에 매달려 마법 세계에 도착해버린 메리. 그곳의 사람들은 메리가 대단한 마법사라고 칭송한다. 단 한 번도 칭찬을 받아본 적 없는 메리는 사실 자신에게 더 큰 마법의 힘이 있다고 으스댄다. 계속해 거짓말을 하던 메리는, 자신이 발견한 꽃 야간비행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며 위기에 처한다. 메리의 거짓말이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메리뿐만은 아니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1971년 발표된 ‘더 리틀 브룸스틱’(The Little Broomstick)을 원작으로 했다. 미스터리와 역사 장르에서 유명세를 떨쳐온 작가 메리 스튜어트의 아동 문학이라는 점도 눈길을 빼앗지만, 익숙한 작화도 시선을 모은다. 바로 연출인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이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이기 때문. 2015년 설립된 스튜디오 포녹은 히로마사 감독을 비롯해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역량을 키운 크리에이터와 스태프들이 함께하고 있다. ‘마루 밑 아리에티’를 감독했던 히로마사 감독이 작화와 연출을 맡았으니 자연스레 지브리의 향기가 짙게 난다.
다만 스튜디오 포녹이 ‘메리와 마녀의 꽃’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그간 지브리가 전해왔던 묵직한 메시지들과는 노선이 다르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평범했던 주인공 메리가 어떻게 용감한 소녀로 성장하는지, 스스로의 콤플렉스였던 부분들이 타인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지는지에 집중한다. 자연스레 관객은 메리에게 공감하며 단점투성이인 것만 같았던 메리가 어떻게 자라는지 함께 응원하게 된다.
전문 성우가 아닌 인기 배우가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는 것은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서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행복 목욕탕’(2017)을 통해 제 40회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스기사키 하나가 주인공 메리 역을 맡았다. 메리의 친구 피터 역시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가 낙점됐다. 카미키 류노스케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루 밑 아리에티’ 등을 소화해낸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은 “주인공 메리의 긍정 에너지와 성장 과정을 통해 어려운 일이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다음달 7일 개봉.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