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은 시작 전부터 큰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영화다. 동명의 원작 웹툰은 네이버 연재 당시 누적조회수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크게 사랑받고 있고,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이 세상에 없는 공간인 저승을 배경으로 한다. CG사용이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는 것.
그렇기에 영화는 원작을 소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본디 원작에서는 평범한 중년의 회사원이었던 자홍(차태현)은 수많은 사람을 구한 소방관으로, 원작에서 다양하게 활약을 펼친 변호사 진기한은 저승 3차사 중 덕춘(김향기)의 역할로 통합된다. 웹툰은 길고 풍부한 이야기를 위해 다수의 주인공을 택했지만 영화는 오로지 자홍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까지 7개의 재판을 거쳐야 한다.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것. 화재 사고현장에서 여자애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주지운)과 덕춘이 나타난다. 자신의 죽음도 아직 실감하지 못한 자홍에게 덕춘은 그가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1000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저승 3차사. 그들은 자신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자홍이 의로이 죽었기에 편안한 재판을 확신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자홍의 과거와 맞닥뜨리며 고난을 겪게 된다. 거기에 더해 재판 중 자홍의 직계가족이 원귀로 변하며 본래 주어진 49일이라는 시간조차 모자라게 된다.
12일 오후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신과 함께-죄와 벌’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용화 감독은 웹툰과 내용을 달리한 이유를 전했다. 김 감독은 “2시간 10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1개의 시점으로 영화가 끝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진기한 변호사가 펼치는 에피소드의 경우 영화적 관용도와 만화의 관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자칫 1차원적으로 보이거나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는 영화적으로 믿을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시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효과의 경우 몰입도를 아슬아슬하게 낮추기는 하나 영화의 주인공인 자홍의 길을 관객들이 함께 따라가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판타지적 요소들 또한 시각적으로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영화의 신파도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영화는 멀티캐스팅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차태현,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 김동욱 등은 모두 주연이자 조연으로, 영화의 톱니바퀴 중 하나로 무리 없이 굴러간다.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