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18일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17일 오전 워싱턴에서 제2차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회의를 개최했다”며 “회의에서 미 측은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활용한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EDSCG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출범시킨 협의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EDSCG 정례화에 합의했다. 이번 EDSCG에는 우리 측의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 미국 측의 토머스 섀넌 국무부 정무차관, 데이비드 트라첸버그 국방부 정책부 차관이 참석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한·미 양국은 남북 대화 등을 포함한 현 한반도 정세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 또 양국 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정부는 확고한 대북 억제 정책을 유지하면서 북핵 문제의 외교·평화적 해결을 유도해나간다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했다”며 “이를 위한 고위급 협의 메커니즘으로써 EDSCG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한·미 간 확장억제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최근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서태평양으로 출항시키고 본토에 있던 스텔스전략폭격기 B-2 3대, 장거리전략폭격기 B-52 6대를 괌에 잇따라 배치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자산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을 비롯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15개월 만에 성사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우리 측의 비핵화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남북 고위급 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을 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측에서 비핵화 문제를 갖고 회담을 진행한다는 얼토당토않은 여론을 확산시켰다”며 “우리가 보유한 원자탄·수소탄·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첨단 전략 무기는 철두철미하게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우리 동족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것도 아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