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여검사가 과거 검찰 간부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근무하는 서지현 검사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0년 10월30일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당시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해당 사건 이후 갑작스러운 사무 감사를 받았다. 또 그동안 처리했던 다수 사건에 대해 지적을 받고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았다. 결국,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는 지난 26일 이 같은 내용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먼저 올렸다. 

서 검사는 이어 “과거 성추행당한 사실을 꺼내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힘내라’는 반응을 얻었다”며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직접 성폭력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 동안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자책을 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성추행을 당했던 당시 구체적 상황에 대해 “한 장례식장에 참석했는데 안 전 국장이 동석했다”며 “안 전 국장이 나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조직 내 성폭행 사건도 있었다”면서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은 여검사에게 ‘잘 나가는 남자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손석희 아나운서는 서 검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러한 일이 검찰 내부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서 검사의 폭로에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