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타진한 것 관련, 냉랭했던 양국 간의 관계에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접견 자리에서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보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북한의 이번 대화 의사 타진은 대미 강경 노선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비핵화 압박에 거세게 날을 세워왔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지난해 8월 “북핵 폐기라는 야망은 언제 가도 실현될 수 없는 허황된 망상”이라며 “미국은 대조선 적대와 전쟁 광기로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고 우리의 의미심장한 경고를 새겨듣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해 11월에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열린 북한 열병식의 경우 지난해보다 규모와 내용 구성이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사회의 비판 등을 의식해 ‘대내용’으로 조용히 치렀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북한의 대화 의사 표명에 대해 ‘비핵화’를 답변으로 내놨다. 미국 백악관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며 “그 사이 미국과 전 세계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막다른 길에 놓여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 중단 등의 의지를 표명해야 대화가 진전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앞서 24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은 생산적인 대화의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