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스케일에서 전기적 특성 측정은 차세대 반도체 및 메모리 소자 개발에 필수다.
특히 주사탐침현미경(SPM)은 나노물질의 특성을 원자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핵심장비다.
이는 전기적 분석을 진행할 때 상단전극 대신 매우 얇은 ㎚(나노미터) 단위 금속팁 상단을 전극처럼 사용, 디바이스를 구성해 분석하는 첨단 분석방법이다.
그러나 그동안 SPM을 이용한 측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정밀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학계는 이 오차를 측정 대상물질의 특성으로 여겼다.
주사현미경 오차 해결
KAIST가 특수전자소자 측정 때 발생하는 오차의 원인을 규명함에 따라 나노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센서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발전이 기대된다.
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팀은 미국 버클리대와 공동연구로 주사탐침현미경 측정의 최대 난제였던 신호 정확도를 저해하는 핵심 요인을 발견하고,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현미경 탐침과 시료표면 사이에 존재하는 비접촉 유전 간극이 측정오차의 주요 원인임을 확인했다.
이는 측정환경에서 쉽게 변조되거나 오염물질로 채워져 있어 전기적 측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물 등 고유전율 유체를 이용해 간극을 채우는 방법을 고안, 나노스케일 분극전환 전압 측정의 정밀도를 8배 이상 높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 대칭 커패시터 구조에서 얻은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값을 얻어 강유전체 박막의 특성 분석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규칙적으로 위아래 전기적 특성이 정렬된 리튬니오베이트(PPLN) 물질에 물을 매개체로 사용해 기존보다 월등히 높은 정밀도의 ‘압전 반응력 현미경(PFM) 측정에 성공했다.
아울러 물로 제어한 유전 간극에서 다른 분극신호 간 비대칭성이 4% 이하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물 분자가 표면전하를 중화시켜 정전기력 영향을 최소화한 결과로, 마치 건조한 겨울에 발생하는 정전기를 물로 없애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홍 교수는 “이번 발견은 미세탐침을 활용한 나노스케일 측정기술의 불확실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연구”라며 “강유전체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재료의 전기적 특성 분석에 널리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엄성문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김연규 박사과정이 공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지난 9월 2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Unveiling the Nanoscale Dielectric Gap and Its Influence on Ferroelectric Polarization Switching in Scanning Probe Microsco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