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방남 일정을 마치고 귀환했다. 김 부위원장이 보여준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북미대화를 알리는 청신호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27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여 등 2박3일 간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그는 남북관계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대북 문제 책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대미 라인 인사들과도 만났다.
우리 측은 김 부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대화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 대표단이 이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북으로 돌아갈 때까지 공동 합의문과 협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북미대화, 비핵화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북미대화를 직접 거론한 점이다. 그간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도 핵·미사일 문제는 남북 간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은 남북 대화는 달랐다. 북측 대표단은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했고 정 실장과의 오찬에서도 “미국에 대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측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7일(현지시각) 북미대화 전망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라며 “북미 간 좋은 대화가 이뤄지길, 평화적 해결이 되길,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이번 남북 대화 ‘테이블’에서 비핵화 문제를 거론한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 부위원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비핵화 방법론을 거론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초 남북이 처음 회동할 때에도 비핵화 문제를 꺼냈다.
이와 관련, 한 청와대 관계자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포함된 약속이고 김일성 전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유훈”이라며 “북한과 접촉 때마다 이를 지키지 않느냐는 기조로 꾸준히 비핵화 문제를 거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