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자수 예술가 이용주 작가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혼자수 초상화를 선물했다.
이 작가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인 지난달 13일 평창 바흐 위원장의 집무실에서 4개월에 걸쳐 완성한 작품을 전달했다.
이 작가는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남북선수단 공동입장을 만들어내는 등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해준 바흐 위원장에 대한 고마움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 작가의 작품을 소장 중인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이 작가의 작품은 반 전 총장 외에도 국내외 정재계 인사, 요르단 국왕, 알제리 대통령, 러시아와 그리스 정교회 대주교, 영화 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 가수 나나 무스쿠리 등 유명 인사들이 소장하고 있다. 2008년 3월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가수 셀린 디온은 가족의 모습을 담은 이 작가가의 작품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혼자수 작품의 IOC뮤지엄 전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이 작가는 2월 20일 평창에서 IOC뮤지엄 책임자인 프란시스 가벳과 전시 협의를 했다.
이 작가는 평창동계올림픽 명장면과 올림픽스타를 혼자수로 표현한 작품들을 오는 4월 10~22일까지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뮤지엄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모습을 담은 작품과 전성기 올림픽 육상스타들의 별명을 작품화한 ‘번개 우사인볼트’, ‘미녀새 이신바예바’ 등을 선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작품은 제작에 한창이다.
이 작가는 “평창동계올림픽은 IOC와 온 국민의 땀방울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며 “그 땀방울의 수만큼 한 땀 한 땀 채워 자수라는 인류의 공통된 문화언어로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혼자수는 전통자수를 현대화시킨 이 작가만의 자수기법이다. 혼을 담아 실과 바늘로 수놓아 인간 극세예술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완벽하게 설계된 밑그림(본)을 토대로 비단실을 염색한 후 그 실을 바늘에 꿰어 점·선·면의 입체적인 수를 놓는다. 멀리서 보면 사진이나 극사실주의 회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머리카락과 터럭도 실로 한 올 한 올 이어서 사실처럼 표현하며 인물의 안색과 옷의 질감, 풍경의 나무나 배경마저도 입체감이 돋보인다. 비단실의 신비한 광택과 빛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일종의 ‘홀로그램 효과’로 인해 ‘살아있는 작품’으로 불리고 있다.
이 작가는 현재 경북 경주에서 혼자수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