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채용비리와 관련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재경(56) BNK금융지주 사장이 검찰의 두 번째 영장 청구 끝에 구속됐다.

부산지법 영장전담 이종길 부장판사는 검찰이 박 사장에 대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8일 오후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9일 밝혔다.

박 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2015년 부행장 재직 당시 최종면접관 중 한 명으로 참가해 전 국회의원 딸의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 사장에 대해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다시 열린 박 사장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부산은행장이던 성세환(65) BNK금융지주 전 회장이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진술에 따라 지난 4일 성 전 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보강 조사를 해왔다.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판사는 박 사장의 채용비리를 성 전 회장이 승인했다고 보고 은행장이 아닌 최종면접위원을 속인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박 사장과 함께 전 국회의원 딸 외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 채용 과정에도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동주(59) BNK저축은행 대표는 구속된 상태다.

당시 인사·채용을 총괄하는 업무지원본부장(부행장)이던 강 대표와 최종 면접관이던 박 사장이 연이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채용 청탁자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성 전 회장도 채용비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 전환과 함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