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1주년과 관련,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10일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의 힘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시킨 지 꼭 1년이 됐다”며 “문재인 정부는 ‘천지가 개벽했다’는 평가 속에 큰 환호와 박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의 힘으로 가능했다”며 “민주당은 매진해서 경이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갈등이 더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처럼 떠들었지만, 대한민국은 1년 전보다 더 엄혹하고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며 “집요한 정치보복으로 국민을 보수와 진보로 극명하게 대립시켰고, 서민 경제를 파탄 냈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내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분열을 조장하며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정부는 거짓말을 일삼는 북한 김정은의 가짜 평화 약속과 장밋빛 전망에 들떠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자당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정 대변인은 “탄핵의 의미를 되새기며 갈등을 치유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탄핵 이후 변화된 점이 있는지를 반문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지난 탄핵의 과정에서 차가운 광장을 가득 메웠던 뜨거운 함성이 지금의 정부를 통해 그 바람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돌아볼 때”라며 “1년 전 오늘의 슬프고 힘겨웠던 역사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은 문재인 정부가 실질적 협치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지난 1년간 진행돼 온 적폐청산에 대한 반발이 시작됐다”며 “개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는 협치를 실행하지도, 구체화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정치권 모두를 이끌 수 있는 협치의 의지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탄핵 이후에도 어긋날 권력을 바로 잡는 작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촛불혁명에서 탄핵 승리에 이르는 동안 우리 국민들은 더욱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났고,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농단을 방조했던 적폐 세력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삶을 지배해온 낡은 지배 질서, 어긋난 권력을 바로 잡는 작업은 탄핵 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며 “정의당은 국민의 위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등을 이끌어내겠다. 촛불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