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복합상가 화재…‘이번에도’ 스프링클러 없었다

고양 복합상가 화재…‘이번에도’ 스프링클러 없었다

기사승인 2018-03-13 15:22:25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있는 한 복합상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앞서 발생했던 ‘밀양 화재’에 이어 스프링클러 미설치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다 .  

소방당국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57분 8층짜리 복합상가건물 7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 원인은 7층 소재 건축사무실 벽면에서 시작된 누전이다. 이 사고로 인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는 3억8166만원에 달했다.

이날 화재 진화에 2시간가량이 소요됐다. 해당 건물에는 지하를 제외,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발화가 시작된 7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초기 불길이 쉽게 번진 것으로 판단했다.

스프링클러는 불이 났을 때 뜨거운 열기가 상층부로 확산하는 ‘굴뚝효과’를 억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알려져 있다. 또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경우, 그렇지 않은 때보다 열 방출률이 감소하고 연기 이동이 억제된다. 

그러나 현행법에 따르면 모든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복합상가건물은 현행법상 지하층·무창층 또는 층수가 4층 이상, 바닥면적이 1000㎡ 이상인 건물에 한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화재가 난 건물은 지난 1995년에 건축됐다. 이 건물의 스프링클러는 당시 소방기본법에 따라 지하에만 설치됐다.  

밀양 화재에서도 같은 지적이 이미 한차례 나왔다. 지난 1월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50명의 사망자와 142명의 부상자를 냈다.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의료시설은 11층 이상, 전체 바닥면적 1000㎡를 초과한 건물만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다. 세종병원은 5층 높이에 바닥면적은 200㎡에 불과했다. 8년 전, 화재로 인해 10명이 사망한 포항 인덕요양원 역시 화재확산을 막는 스프링클러가 미설치 상태였다.

국회에서는 이미 한 차례 스프링클러 설치 법안 개정안이 발의됐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의료기관 규모 등과 상관없이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설치를 의무화한 ‘화재예방,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의료시설뿐 아니라 다중이용시설, 복합건물 등 모든 종류의 건물에도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영수 안전문화시민연대 대표는 “병원·요양원뿐 아니라 모든 건축물에 대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정기적으로 소방 설비 등을 점검하고 노후 건물을 각별히 살피는 등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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