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중 목욕탕 지속 출입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이창희 경남 진주시장이 13일 사과보단 사찰에 무게를 둔 해명 입장을 내놔 일파만파로 파문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다 진주시가 해명 입장문을 일부 언론에만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근무시간에 개인용무로 목욕탕을 출입한 부분에 대해 시민들께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오전 지역 언론을 시작으로 ‘근무시간 중 관용차 타고 목욕탕 출입’이 잇따라 보도된 후 하루가 지나서도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입장문에서 이 시장은 “시장 업무는 휴일도 없는 강행군의 연속이며 때로는 빠듯한 일정으로 연속되는 행사나 일정에 초췌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몇 번 목욕탕에 들른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7년 동안 목욕탕에 자주 오는 걸 봤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과 상반돼 진위 여부가 불확실하다.
문제는 이 시장의 사찰 발언.
이 시장은 “공인에 대한 중대범죄 행위나 부패행위를 감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단순 근무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지속적인 미행‧잠복‧촬영 등 사적 영역까지 침범하면서 감시하는 것은 도를 넘은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후보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악화시키려는 불손한 의도가 있지 않는가하는 합리적 의심마저 든다”며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몰아가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면 당장 그만둬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식적인 근무시간이 과연 사적인 영역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주참여연대 심인경 사무처장은 “본인이 시장은 정무직으로 업무범위가 24시간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적영역의 시간이 어디 있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시민 제보와 언론의 정당한 취재를 사찰과 정치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시장은 목욕탕에서 자신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진 지역 기업가를 왜 자주 만났는지에 대한 의혹에는 함구했다.
진주참여연대 등 진주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진주시청 앞에서 ‘이창희 시장 근무시간 목욕탕 출입’과 관련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시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시장이 친구인 기업가와 목욕탕에서 우연한 만남을 가졌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만남들이 그동안 벌어진 비상식적인 시정운영의 원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의 일과 중 목욕탕 출입에 대해 진주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그동안 시장이 보여준 불성실함 때문”이라며 “시장은 오후 2시에 열리는 시의회 본회의에서 습관적으로 졸아왔다. 목욕탕에 가야할 시간에 의회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나 잠을 참을 수 없었나”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시장의 직접 해명과 사과 △일과 중 목욕탕 출입과정에서 부적절한 출장비와 관용차 경비의 즉각 환수 △이 시장의 복무강령 위반에 대한 경상남도의 엄중 조사와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경남시민주권연합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 시장에 대한 특정감사와 고소고발 등 법적조치를 할 것을 경상남도에 촉구했다.
진주=이영호 강승우 기자 ho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