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서부리’… 수몰민 이주마을 관광지 변모

‘안동 서부리’… 수몰민 이주마을 관광지 변모

기사승인 2018-03-26 14:47:45

 

수몰(水沒)민들의 이야기를 품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마을이 관광지로 변모한다.

안동시는 총사업비 30억원을 들인 ‘도산 서부리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을 올해 마무리한다고 26일 밝혔다.

안동시내에서 도산서원 방향으로 자동차를 타고 30여 분을 가다보면 한국국학진흥원 맞은편 아래쪽으로 반듯한 동네가 나타난다.

1976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민들이 새 생활터전으로 조성한 도산면 서부리 마을이다.

이주 당시 400여 가구가 거주하던 이곳은 안동을 경유해 대구를 왕래하는 직행 시외버스가 운행될 정도로 번성한 동네였다. 인근 마을과의 수운 교통도 활발해서 장날이면 배타고 장을 보는 주민들의 행렬로 서부 선착장이 북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수몰로 주민의 생활터전이 사라졌고, 당시 ‘이촌향도(離村向都)’라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주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차츰 고향을 떠났다. 지금은 200여 가구에 불과하고, 주민 대부분인 노인이다. 여느 시골마을처럼 활력을 잃게 된 것이다.

이후 2011년 경북도의 3대 문화권 사업의 하나로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자 주민들은 ‘역사와 예술로 마을을 살려보자’며 자발적으로 마을재생에 대한 의지를 모았다.

이러한 주민들의 의지와 안동시의 노력으로 2014년부터 ‘도산 서부리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선성현한옥체험관은 지난해 준공해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6동의 숙박시설과 함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한옥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한옥의 풍류와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지어졌다.

옛 관아와 종택 주거문화를 체험하는 선성현 문화단지 공사도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또 선비순례길로 조성된 선성수상길을 걷기 위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안동호의 비경을 감상하며 물위를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마을의 갤러리도 핵심 관광콘텐츠다다. 옛 관아의 집무실 건물(선성현 관아)을 한옥 갤러리로 꾸민 ‘근민당(近民堂)’은 전시된 예술 작품에 한옥 고유의 멋과 운치가 더해진 곳이다.

2층 건물의 갤러리 ‘예(藝)’의 경우 1층은 문화체험교실 교육장으로 2층은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다. 130여㎡ 규모의 갤러리에는 유명 작가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갤러리 창문을 통해 마을을 바라보면 그 어떤 그림보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마을 정보센터에는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가 잘 전시돼 있으며, 주민들이 간단한 차와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골목별로 주제를 정해 벽화를 그리고, 마을 곳곳에 조형물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도산 서부리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의 경우 주민교육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영상기록화사업 등의 마을 활성화 작업도 함께 추진돼 더욱 의미가 크다.

정길태 안동시 관광진흥과장은 “서부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성, 한국국학진흥원, 예안향교, 도산서원 등의 풍부한 주변 관광자원과 안동호라는 수자원을 동시에 보유한 마을”이라며 “사업을 통해 주민소득개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나아가 예술과 결합된 지속 가능 발전 마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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