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흥국이 성폭행으로 피소당해 5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출두했다.
김흥국은 이날 출두 전 광진경찰서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한 점 거짓 없이 조사에 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나의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는 김흥국은 “하루 아침에 방송에서 배제됐는데, 다른 연예인들과 가수들은 이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김흥국은 “대한가수협회 회장으로서도 죄송하다”며 “하루 빨리 명예회복이 됐으면 좋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김흥국 측 관계자는 그의 출두를 함께하며 나비 그림을 취재진에게 제시했다. 그는 "이 그림이 성폭행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으나 소속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4일 MBN은 2016년 김흥국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30대 여성 A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해당 여성은 인터뷰에서 김흥국을 포함한 지인들과 2년 전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나체로 김흥국과 나란히 누워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흥국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으나 A씨는 김흥국을 강간, 준강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서울동부지검에 제출했다. 김흥국은 A씨가 소송비용 1억5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는 등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다며 의혹을 부인 중이다. 덧붙여 김흥국은 “이미지 손상으로 인한 물질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상당하다”면서 서울중앙지법에 A씨를 상대로 2억원 지급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김흥국의 성추행 추가 제보가 이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4일 스포츠서울은 김흥국과 함께했던 지인을 인터뷰해 “2002년 월드컵, 2006년 월드컵 등 수차례 김흥국의 성추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이) 승승장구하고 있었던 시기, 당시 축구장에서 응원하던 사람들은 경기장에서도 서로 기쁘니 얼싸안는 분위기였다. 특히 김흥국은 유명 연예인이기도 하고 당시 축구장에서는 우상인 분위기였고, 이 때 본격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그는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찍어서 성추행했다고.
해당 지인은 “김흥국은 뭘 해도 기분 좋은 분위기 그 낌새를 포착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찍어서 추행을 했다. 이건 아니라고 하니 나가있으라 하더라. 말릴 수 없었다"며 "김흥국은 술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면 술을 먹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도수가 높은 담금주를 가져와 술을 먹이기도 했다. 취하게 한 뒤 여성이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가 되면 추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한 지인은 "도의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며 이건 아니라 생각했다"며 제보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흥국에게 실망해 전화도 받지 않고 몇 번이나 인연을 끊으려 했다. 이것은 아닌 것 같았다. 대한가수협회 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데도 이렇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만약 경찰 조사에 있어서 발언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광진경찰서는 지난주 해당 여성의 조사를 마쳤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