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가 돌아왔다. 10주년을 맞은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이하 ‘인피니티 워’)는 새로운 히어로들의 합류와 역대 최강의 악당 타노스의 대결을 그렸다. 최근 3년간의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들이 모두 ‘인피니티 워’ 를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인피니티 워’에 걸려 있는 기대감도 크다.
한국은 마블 스튜디오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주력 시장이다. 이미 숱한 마블 스튜디오 영화들을 한국에서 최초개봉하며 관객 반응에 관한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으며, 한국에서 마블 영화를 본 관객은 약 8400만 명(2018년 3월 12일까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톰 히들스턴,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홀랜드, 폼 클레멘티예프까지 4명의 주연배우가 참석해 마블 스튜디오가 한국 영화 관객에게 갖는 기대를 짐작케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분위기를 달군 것은 로키 역을 맡은 톰 히들스턴. 이미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안녕하세요, 로키가 돌아왔어요”라는 한국어 인사로 취재진에게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 톰 히들스턴은 “올 때마다 한국 팬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정말 좋다”며 “한국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고 친절한데, 그들에게 돌아올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그의 주연작 ‘셜록’ 등으로 이미 한국에도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영국 출신 배우다. 이번이 첫 내한인 그는 “공항에서 팬들이 나를 마중나온 풍경은 비현실적이었다”며 “정말 많은 이들이 나를 보기 위해 와 줬는데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 그리고 덕분에 조금 겸허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인피니티 워’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마블 측에서도 스포일러 등에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전 세계 단위로 관객에 관한 시사회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의문을 샀다. 배우들에게도 모두 다른 가짜 대본을 돌려 영화의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퍼지지 않게 막았다. 스파이더 맨 역의 톰 홀랜드는 앞서 실수로 영화에 관한 대형 스포일러를 공개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톰 홀랜드는 “실제로 나는 영화를 찍을때 영화의 내용을 모르고 찍었다”고 밝혔다. 그의 실수 때문에 스태프들이 그에게 다른 대본을 주었다는 루머를 사실로 확인해준 것. 이어 그는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자리에 함께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또한 “기자회견에서 그가 실수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블 스태프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무대 뒤에서 마이크를 꺼 버리기 위해 대기 중이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맨티스 역을 맡은 폼 클레멘티예프 또한 자신의 캐릭터에 관해 “그녀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렇다면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마블 영화들의 큰 팬이었다고 밝힌 폼 클레멘티예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며 “감동적이지만 울고 싶다기보다는 감격적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10년간 달려온 마블 스튜디오의 정점에 올라있는 영화”라고 평했다.
내한한 배우 중 가장 오랫동안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톰 히들스턴. 2009년 영화 ‘토르’에서 로키 역으로 캐스팅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큰 축을 맡고 있는 그는 “마블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캐스팅됐을 때는 마블이 막 첫 아이언맨 영화를 만들고 났을 때였는데, 그 때는 관객들이 과연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 이야기를 받아들여줄까? 하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등 다른 은하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지 않나”라며 “마블이야말로 많은 관객들이 우주 항해를 보편적으로 여기게 만들어준 영화”라며 시리즈에 자신이 갖는 자랑스러움을 드러냈다. 덧붙여 ‘인피니티 워’에 관해서는 기대를 당부했다.
‘인피니티 워’는 오는 25일 전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