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광화문광장…“교통은 어쩌나” vs “멋진 변화 기대”

커지는 광화문광장…“교통은 어쩌나” vs “멋진 변화 기대”

기사승인 2018-04-12 14:13:11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개편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교통 대란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광장을 기대하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지난 10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서울시가 추진해온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문화재청이 추진해온 ‘경복궁·광화문 복원’의 내용이 담겼다.

발표 계획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넓혀 2만4600㎡ 규모의 시민광장을 새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쪽 차로를 아예 없애고, 미국 대사관·KT 사옥 쪽에만 양방향 차로를 마련한다. 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종로구 사직·율곡로 일부에는 차로를 축소해 서울광장(1만3207㎡) 3.4배 크기인 4만4700㎡의 역사광장이 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의 면적은 기존 1만8840㎡에서 6만9300㎡로 지금보다 3.7배 커지게 된다.

변신을 반기는 이들은 광장이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사진을 찍던 이모(37)씨는 “광화문광장은 촛불혁명이 일어난 곳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며 “상징적인 장소인 만큼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광화문 앞을 지나던 정모(42)씨는 “사대문 안의 차량 통행을 줄이면 도심 환경을 위해 도움된다”면서 “나들이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광장 확대에 부정적인 이들은 교통 문제를 지적한다. 광화문 인근에서 주차 요원을 하는 김모(58)씨는 “광장 근처는 차가 항상 막히는 곳”이라며 “도로가 좁아지면 교통 체증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장이 들어서는 종로구 세종대로는 많은 버스가 다니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산콜센터에 따르면 세종대로에 위치한 정류장에는 시내버스 11대, 광역버스 13대가 정차한다. 여기에 리무진버스, 마을버스 등까지 더하면 세종대로는 상당수의 버스가 다니는 길임을 알 수 있다.

서울시청 근처로 회사를 다니는 박모(33)씨는 “회사 갈 때마다 광화문을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탄다”면서 차로가 줄면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시는 교통 문제의 대책으로 우회로를 제시했다. 기존의 세종대로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는 대신 종로구 새문안로5길을 왕복 2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 통행량을 우회시키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새문안로5길은 출퇴근 시간이 아님에도 막히는 차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30분에도 해당 도로에 차가 줄지어 서있었다.

새문안로5길을 지나던 한 택시기사는 “이 부근 길을 막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광장을 확대하면 더 이상 택시는 이쪽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서울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에 광화문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되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개편 계획은 오는 8월 설계공모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광장 공사는 오는 2020년 1월 시작, 이듬해인 2021년 5월 마무리될 계획이다. 공사에는 총 995억원이 투입된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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