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3: 인피니티 워’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내한 행사 중 한 인사에 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처음 합장을 했던 그는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내 인사법을 바꿨으나, 바꾼 인사마저 한국식이 아니어서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이날 팬들을 보자마자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했다. 그러나 합장은 한국식 인사법이 아니다. 불교식 인사법인 합장은 두 손의 바닥을 모아 붙여 가슴 앞에 대는 것으로, 일본에서 식사 전후, 그리고 신사 참배와 정중한 사과 등에 널리 쓰인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팬들은 그가 합장한 것에 관해 "오리엔탈리즘에 기반을 둔 백인 특유의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안이라면 누구나 합장으로 인사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가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이상, 한국 문화에 대해 조금만 찾아보았다면 한국에서는 합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도 팬들은 지적했다.
앞서 그가 한 토크쇼에 출연해 '유색인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이전에도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린 바 있었다는 점까지 더해 논란이 커졌다. 당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결국 이와 관련해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그가 불교 신자라는 것을 근거로 “컴버배치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촬영 후부터 불교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합장에 대해서는 (인종 차별의) 의도와 의미가 없다"고 다른 매체 등을 통해 해명했다.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기자간담회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합장 논란을 의식한 듯 보였다. 그는 한국 방문 소감에 관해 "절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다 "궁 등 전통 건축물"이라고 정정했다. 특정 종교 건축물을 논하는 것 자체가 종교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문제도 보였다. 그는 인사 도중 주먹을 모아 쥐는 '포권' 인사를 해 보였다. 포권 또한 한국의 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수정하긴 했으나, 엉뚱한 방향의 오답을 낸 셈이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