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식별 없던 무법의 ‘드루킹’… 야권 총공세에도 여당 “개인 일탈, 우리도 피해자”

피아식별 없던 무법의 ‘드루킹’… 야권 총공세에도 여당 “개인 일탈, 우리도 피해자”

기사승인 2018-04-17 18:18:21

‘드루킹’이란 필명으로 댓글 여론조작을 하다가 구속된 김모씨에 대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원으로 활동해온 김모씨지만 그가 여론조작 행위를 벌이는 와중에 내뱉은 괴이한 발언들이 세간에 알려지며 갖은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드루킹’은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른미래당이 입수한 대외비에 따르면 드루킹은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특히 2017년에는 민주당 대선캠프가 하위 조직들에 안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바른미래당은 주장했다.

여기에 김 의원이 드루킹으로부터 오사카 총영사 후보를 추천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며 청렴을 제1원칙으로 삼은 현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총영사 후보로 추천된 A변호사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뜬금없다. 드루킹은 저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겠다고 미리 상의한 사실이 없다”고 말해 진실은 현재 철창에 있는 드루킹만이 아는 황당한 상황이다. 드루킹은 청와대 행정관 인사청탁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여권’으로 알려진 드루킹의 행보는 의아하다. 그는 그간 SNS와 블로그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동지’라는 표현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이재명 전 성남시장 등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표현을 했다. 그는 추 대표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발목만 잡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항하는 추미애발 쿠데타”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고 이 전 시장은 “그 부류가 왜 ‘일베충’처럼 느껴지는 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에 대해서는 “대선토론 심상정을 보고 느낀 것, 정의없는 정의당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이제 정의당도 폐기처분될 때가 됐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다만 자신이 인사 청탁을 한 김경수 의원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표현을 잦게 썼다.

민주당은 ‘우리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드루킹이 운영한 카페 회원 인터뷰를 보면 사이비 교주 같은 주장을 했다. 과대망상 수준의 개인 일탈을 두고 여당의 개입 운운하는 것은 코미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추미애 대표도 “건전한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태다. 수사당국은 드루킹을 중심으로 한 여론조작 세력의 불순한 동기의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SNS 페이지를 통해 “(댓글 조작을 한) 이 사람들이 민주당적을 갖고 있을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이 댓글작업을 할 때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라면서 당적은 있었지만 당 지지자로는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

야권은 이번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사건을 ‘불법 여론조작게이트’로 규명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즉각적으로 특검을 임명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청와대와 여당도 여기에 응해야 한다. 국회 차원의 특별 청문회를 열어 드루킹이 자신의 목소리로 사건 경위를 밝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김동철, 권은희 등 의원 6명은 17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4월 민주당 선거캠프의 기획자, 관여자, 대선 활동에서 불법적인 선거활동을 했던 ‘드루킹’과 그 조직들의 활동 범위, 기획자와 불법 행위자들의 연결 관계에 대한 철저 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SNS를 통해 “특검으로 가야 진실을 밝힌다. 정권의 정통성·정당성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 사건은 모든 국회 일정을 걸고서라도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조직적이고 대규모적인 민주당원의 여론조작 게이트다. 민주당은 소수 당원이 저지른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고 싶겠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도 가세해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전날(16일) 민주평화당 김경진, 이용주 의원이 대검을 방문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강조했다. 최경환 대변인은 “김 의원이 드루킹의 협박을 받았으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야지, 청와대가 이들을 만나 불만을 잠재우려 한 이유가 무엇인가. 특검과 국정조사 사유가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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