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의 예매율이 97%(CGV 기준)를 넘겨서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외산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의견과, 마블 영화의 인기를 생각하면 당연한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힜죠.
23일 오전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예매율은 CGV 기준 97.1%.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서도 92.7%라는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위는 현재 영화 '당갈'이지만 '당갈'의 예매율은 불과 2.2%에 불과합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결과지만, 영화 관계자들은 당연하다는 분위기죠. 2015년 개봉했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예매율이 96%를 넘어섰던 것을 생각하면 진작 예상했던 결과라는 것입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경우 18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하루 1만회 넘게 상영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결국 영화들은 '어벤져스'를 피해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대다수의 영화들이 '어벤져스' 개봉 주를 피해 개봉을 미루거나 당겼죠. '어벤져스'와 같은 날 개봉하는 한국 영화는 '살인소설'(감독 김진묵) 하나 뿐입니다. 결국 개봉 영화도 얼마 없어 '어벤져스'의 예매율 점유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죠.
그러나 몇몇 관계자들은 "해도 너무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어벤져스' 외의 다른 영화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어벤져스'의 점유율이 너무 높으니 자연스레 멀티플렉스 점주들도 다른 영화의 상영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앞서 몇몇 한국영화들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고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던 것을 생각해 보면, 아무리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라고 해도 객관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또 다릅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한 마블 영화들이 국내에서 동원한 관객은 10년 동안 8400만명. 대한민국 국민보다 많은 수입니다. 그만큼 국내에서의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한 마블 팬은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10주년을 기념한 하이라이트 편이나 다름없다"며 "높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스크린 독점 논란은 '어벤져스'에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앞서 문제가 됐던 한국 영화들의 경우 일부 멀티플렉스의 투자 영화로, 이른바 노골적 '밀어주기'가 눈에 보였기 때문에 불매 운동까지 이뤄졌지만 '어벤져스' 시리즈는 관객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죠.
어쨌든 개봉일까지는 약 이틀이 남았습니다. 국내에서 인기 높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4명이나 내한하며 사전 홍보 행사에 공을 들였던 '어벤져스' 시리즈. 이번에도 마블 스튜디오가 미소 지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심지어 전 세계 단위의 시사회까지 취소하며 스포일러 예방에 공을 들였는데요. 과연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