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해역에서 피랍됐다가 한달 여만에 구출된 마린 711호의 선원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를 나눴다. 현재 구출된 선원들은 문무대왕함을 타고 가나로 이동 중이라고 3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선원 3명을 무사히 구출한 문무대왕함의 함장인 청해부대의 도진우 청해부대장과 먼저 통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해부대 26진 장병 여러분이 우리 군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보여줬다”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도진우 청해부대장과 청해부대 26진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도진우 청해부대장은 “서아프리카에서 작전을 수행한 게 처음이라서 정보획득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덕에 자신감을 갖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구출된 선원 3명과 통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 분 모두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와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해 이렇게 무사히 귀환한 선원 여러분들의 용기와 인내심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가족들과 통화는 했는지, 피랍기간 중 식사는 괜찮았는지, 가혹행위는 없었는지, 건강은 어떻지 등 세세하게 물었다.
현용호 선장은 “생각지도 못했던 청해부대를 대통령께서 보내주시고 정부가 애써주셔서 너무 빨리 나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대통령께서 저희들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정부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돕겠다. 해외에 있더라도 우리 정부를 믿고 잘 생활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돌 항해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과 마린 711호 선원 3명과 통화 내용이다.
대통령>
현용호 선장님 반갑습니다. 3월 26일 피랍된 후 근 한 달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쉽지 않은 생활을 하셨는데 이렇게 세 분 모두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와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용호>
네 저희들은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힘든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해 이렇게 무사히 귀환한 선원 여러분들의 용기와 인내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가족들께서도 피랍기간 내내 걱정이 크셨을 텐데 정부를 믿고 지지를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족분들과는 다 통화를 하셨습니까?
현용호 >
다들 통화를 했습니다.
대통령 >
많이들 우시지 않았나요? 다들 가슴이 벅찼을 겁니다.
현용호 >
네.
대통령>
피랍기간 중에 식사는 괜찮았습니까? 가혹행위는 없었습니까? 건강은 어떻습니까?
현용호>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약간의 위협은 있었지만 구타는 없었습니다. 건강도 대체로 양호합니다.
대통령 >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됩니다. 체중도 감소하고, 피부질환이 생긴 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몸조리 잘해서 일상으로 복귀하길 바랍니다.
현용호>
감사합니다. 청해부대원들이 잘해줘서 위로가 되고 식사도 좋습니다. 부대원들을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대통령>
이번에 피랍된 가나 해역은 해적들의 위험이 많은 곳이라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현지 우리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해적 피해 예방 및 대응 노력을 포함하여 재외국민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이번에 정부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나요?
현용호>
전혀 없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청해부대를 대통령께서 보내주시고 정부가 애써주셔서 너무 빨리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대통령께서 저희들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
과거 피랍사건의 경우 협상이 장시간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비교적 협상이 빨리 끝나 다행입니다. 피랍됐던 분들은 이번에 귀국을 하십니까? 아니면 현지에서 더 생활을 하시나요?
현용호>
일단 가나에 돌아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할까 합니다.
대통령 >
어떤 선택을 하든 건강부터 충분히 챙기시고 일상으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김일돌 항해사와 정대영 기관사도 같이 있습니까?
정대영 >
기관장 정대영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여기까지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대통령 >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습니까?
정대영>
약간 느낀 적은 있었지만 아주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대통령 >
김일돌 항해사도 바꿔주십시오.
김일돌 >
김일돌 항해사입니다.
대통령>
몸은 어떻습니까? 힘든 피랍생활로 피부질환이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일돌>
많이 호전됐습니다. 청해부대 군의관이 치료를 해줬습니다.
대통령>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정부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돕겠습니다. 해외에 있더라도 우리 정부를 믿고 잘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김일돌 >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